[단독] '취업난' 청년 우는데…1억 연봉에 파업하는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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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노조, 청년들 눈물 '나몰라라'
23일째 파업 한화토탈
업계 2배 임금인상률 요구
23일째 파업 한화토탈
업계 2배 임금인상률 요구
평균 연봉이 1억2000만원인 한화토탈 노동조합.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 중이다. 17일로 23일째다. 지난해 6000억원대 적자를 낸 한국GM의 노조. 올해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5.7% 인상과 1650만원의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 회사 근로자 평균 연봉은 8000만원 안팎이다.
한국 대기업 강성 노조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체감 청년 실업률 25.2%)이 실직자인 ‘엄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의 청년 실업자 수는 125만 명(4월 말 체감 실업률 기준)에 달한다. 강성 노조 때문에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노조 소속 한화토탈 노조는 지난 3월 1차 파업에 이어 지난달 25일 다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 8월 시작한 2018년도 임협 교섭을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노조는 당초 기본급 10.3% 인상을 요구했다. 복지 항목까지 포함하면 실질 인상률이 28.9%에 이른다. 회사 측은 2.4% 이상은 어렵다고 맞섰다.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란 비판이 제기되자 노조는 기본급 인상 요구안을 4.3%로 낮췄다. 그래도 석유화학업계의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2.2%)의 두 배 수준이다. 노조는 파업을 하면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못 받은 임금까지 내놓으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한화토탈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주장하며 “회사 실적에 연동하는 성과급 비중이 높아 생활이 불안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한화토탈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627억원으로 2017년보다 29.9% 줄었다. 하지만 이 회사 생산직 직원의 평균 연봉(실제 지급액 기준)은 2017년 1억2400만원, 지난해 1억2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高연봉' 한화토탈 노조, 영업이익 30% 줄었는데 임금 올려달라며 파업
파업에 따른 후유증은 컸다. 한화토탈은 노조의 파업으로 하루 150억원 안팎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17일까지 누적 손실만 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회사 측은 집계했다.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일부 공정에 사무직 직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800여 명의 노조원이 수시로 생산 시설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생산라인이 흔들리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숙련도가 낮은 대체인력으로 공장을 돌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고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토탈에 노조가 생긴 건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소속이 바뀐 2015년이다. 삼성테크윈에서 이름을 바꾼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가 들어섰다.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한화와 삼성의 빅딜을 계기로 한화그룹을 타깃으로 삼아 수년간 세력 확장 작업을 해왔다”며 “이제 본격 활동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GM 노조도 다시 ‘투쟁 모드’로 돌아설 태세다. 이 회사 노조는 이날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공통 요구안인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주장하고 나섰다. 기존 기본급 대비 인상률은 5.7%다. 호봉승급분까지 포함하면 인상률은 더 높다.
여기다 성과급과 격려금을 합쳐 1650만원의 일시금을 별도로 지급하라는 ‘과도한 요구’까지 보탰다. 지난해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깼다.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연도까지 연장해 달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강현우/장창민 기자 hkang@hankyung.com
한국 대기업 강성 노조가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청년 네 명 중 한 명(체감 청년 실업률 25.2%)이 실직자인 ‘엄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국의 청년 실업자 수는 125만 명(4월 말 체감 실업률 기준)에 달한다. 강성 노조 때문에 한국 제조업 경쟁력이 쪼그라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섬노조 소속 한화토탈 노조는 지난 3월 1차 파업에 이어 지난달 25일 다시 전면 파업에 들어갔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 8월 시작한 2018년도 임협 교섭을 아직 타결하지 못했다. 노조는 당초 기본급 10.3% 인상을 요구했다. 복지 항목까지 포함하면 실질 인상률이 28.9%에 이른다. 회사 측은 2.4% 이상은 어렵다고 맞섰다. 협상 과정에서 ‘무리한 요구’란 비판이 제기되자 노조는 기본급 인상 요구안을 4.3%로 낮췄다. 그래도 석유화학업계의 지난해 평균 임금 인상률(2.2%)의 두 배 수준이다. 노조는 파업을 하면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못 받은 임금까지 내놓으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한화토탈 노조는 기본급 인상을 주장하며 “회사 실적에 연동하는 성과급 비중이 높아 생활이 불안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한화토탈의 작년 영업이익은 1조627억원으로 2017년보다 29.9% 줄었다. 하지만 이 회사 생산직 직원의 평균 연봉(실제 지급액 기준)은 2017년 1억2400만원, 지난해 1억200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高연봉' 한화토탈 노조, 영업이익 30% 줄었는데 임금 올려달라며 파업
파업에 따른 후유증은 컸다. 한화토탈은 노조의 파업으로 하루 150억원 안팎의 매출 손실을 입고 있다고 밝혔다. 17일까지 누적 손실만 3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회사 측은 집계했다. 손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일부 공정에 사무직 직원을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800여 명의 노조원이 수시로 생산 시설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생산라인이 흔들리면서 안전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숙련도가 낮은 대체인력으로 공장을 돌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고 위험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토탈에 노조가 생긴 건 삼성그룹에서 한화그룹으로 소속이 바뀐 2015년이다. 삼성테크윈에서 이름을 바꾼 한화테크윈(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조가 들어섰다.
노동계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한화와 삼성의 빅딜을 계기로 한화그룹을 타깃으로 삼아 수년간 세력 확장 작업을 해왔다”며 “이제 본격 활동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GM 노조도 다시 ‘투쟁 모드’로 돌아설 태세다. 이 회사 노조는 이날 올해 임금협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의 공통 요구안인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을 주장하고 나섰다. 기존 기본급 대비 인상률은 5.7%다. 호봉승급분까지 포함하면 인상률은 더 높다.
여기다 성과급과 격려금을 합쳐 1650만원의 일시금을 별도로 지급하라는 ‘과도한 요구’까지 보탰다. 지난해 회사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 무리한 임금 인상 요구를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깼다.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직전 연도까지 연장해 달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강현우/장창민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