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소 2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핵 군소국’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향후 100개 이상으로 늘려 중국 프랑스 등과 같은 그룹인 ‘핵 중진국’으로의 합류 역시 어렵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예산평가센터(CSBA)는 지난 1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핵과학자협회(BAS)의 분석 결과를 인용해 북한이 핵탄두를 최대 20개가량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을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파키스탄 인도에 이은 핵 무장국으로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3800개, 4490개 핵탄두를 보유한 ‘핵 강대국’으로 분류됐다. 이어 280개 이상의 핵탄두를 가진 중국부터, 130~140개를 보유한 인도까지 핵 중진국으로 구분됐다. 보고서에는 북한이 손쉽게 핵 중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담겼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제이콥 콘 CSBA 연구원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에 “핵탄두 탑재에 필요한 북한 무기체계 능력, 한국과 일본 등을 겨냥한 단거리미사일 탑재 가능성 등을 감안해 도출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CSBA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목표를 세 가지로 추정했다. 정권 교체 등을 노리는 외부 시도에 대해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억지력을 갖추는 게 첫 번째다. 대규모 재래식 군사력보다 더 적합한 방어력을 제공하고, 해외 동맹국에 이권을 제공하거나 다른 국가들에 핵기술을 판매하는 등 경제적 이득과 외환의 원천을 조성하는 것도 목표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핵무기 운반 시스템 보유 규모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알 수 없지만, 중장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각각 150개 미만, 100개 미만이라고 평가했다. CSBA는 북한의 ICBM 수준에 대해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탄도미사일을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줬지만 실제로 북한이 그 미사일을 핵무기 운반에 사용할지는 불확실하다”며 북한 ICBM의 유도장치와 통제 시스템, 탄두 재진입 기술 등에 대한 판단을 유보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