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트로트 작곡가 팀, 플레이사운드의 알고보니혼수상태(왼쪽)와 김지환.  /한경닷컴DB.
사진= 트로트 작곡가 팀, 플레이사운드의 알고보니혼수상태(왼쪽)와 김지환. /한경닷컴DB.
송대관, 태진아, 박현빈, 홍진영, 신유, 김양, 정다경. 이름만 대면 알만한 국내 정상급 트로트 가수들의 공통점은 트로트계의 히트곡 제조기 플레이사운드의 고객들이란 점이다. 알고보니혼수상태(김경범), 김지환. 열정 넘치는 두 청년 음악가로 구성된 플레이사운드는 트로트와 OST를 넘나드는 ‘젊은 감성’의 작곡가팀이다.

그들의 진가는 대표곡에서 엿볼 수 있다. 송대관의 '한 번 더', 박현빈의 '샤방샤방', 홍진영의 '눈물비', 금잔디의 '나를 살게 하는 사람', 신유의 '오르락 내리락', 박주희의 '청바지' 등. 최근 가장 핫한 트로트 곡들이 이들의 대표작이다.

알고보니혼수상태는 클래식을 공부하다가 조성모의 음악에 빠져 그에게 줄 곡을 만들겠다는 꿈을 안고 중학생 시절 작곡을 시작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던 터라 어린 나이에 작곡을 시작한 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고.

2005년 그룹 페이지의 '다시 사랑해줘요'를 통해 작곡가로 데뷔한 그는 13년이나 지난 2018년 비로소 작곡가로서 버킷리스트 하나를 이뤘다. '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의 OST '매일 사랑 매일 이별 매일 그리움'이란 곡을 조성모에게 선사했기 때문이다.

'교회 오빠' 김지환은 독학으로 피아노를 치면서 작곡가의 길에 들어섰다. 교회에서 성가대 반주를 도맡던 그는 고3 때 좋아하는 여자친구를 떠올리며 쓴 곡 덕분에 벅스뮤직 뮤지션 발굴프로젝트에서 수상했다. 그 곡이 바로 박현빈의 히트곡, '샤방샤방'이었다.

두 작곡가는 3년 전부터 '플레이사운드'란 이름으로 팀 플레이를 하고 있다. 이들의 만남은 우연중 우연이었다. 김지환은 "서로 얼굴을 모를 때 카페에 갔는데 시끄럽게 통화를 하던 옆 사람이 트로트 얘기를 하는 걸 들었다. 이 사람 누구지? 사기꾼인가?(웃음). 이게 우리의 첫 만남이었어요".

당시 알고보니혼수상태는 태진아를, 김지환은 송대관과 각각 작곡과 프로듀싱 등을 맡고 있었다. 이미 소문으로만 서로의 이름을 알고 지내던 두 작곡가는 이날 만남을 시작으로 깊고도 진지한 관계가 형성됐다. ‘신개념 트로트‘라는 공감대로 짧은 시간 만에 팀 결성을 합의한 것.

국내 작곡가들중 공동으로 팀을 구성해 활동하는 이들은 많다. 하지만 이들처럼 트로트를 집중적으로 작곡하는 팀은 플레이사운드가 유일하다. 더욱이 활동중인 트로트 작곡가중 가장 나이 어린 '젊은 피'라는 것도 젊은 감성과 변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트로트 시대에 큰 장점을 발휘한다.

알고보니혼수상태는 "우리 둘 다 뻔한 걸 싫어한다. 어떻게 하면 신선하고 개성 있는 곡이 나올까 늘 함께 고민한다. 김양의 '흥부자'는 트로트에 1970년대 밴드 사운드를 입혀 '밴드 트로트'라는 장르로 만들었다. 뻔한 트로트는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최근엔 TV조선 미스트롯 등을 다시보기 해가며 새로운 감성을 찾고 있다. 트로트 대중화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시청자와 팬들이 좋아 할 만한 코드를 찾아내는 건 늘 어려운 숙제란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엔 뜬금 없는 방송 타령을 했다. "'미스트롯'에 이어 '미스터트롯'도 제작된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솔직히 제작진에게 연락이 왔으면 좋겠습니다(웃음). 송대관·태진아 선생님부터 신예 신유와 실력파 박주희, 김양까지 작곡 프로듀싱 노하우 노트가 두툼해 패널로 출연하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웃음)."

문화부 차장 seeyou@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