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지 흑자폭 6년만에 최대…수입감소엔 '수출둔화→산업용 수요 감소' 영향 가능성
금값 꿈틀하자 1분기 금 수출 급증…수입은 줄어 대조
올해 들어 금 수입이 줄어든 반면 수출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 감소는 전자기기 수출 둔화의 영향으로 산업용 금 수요가 줄었을 가능성이, 수출 증가는 급값 상승과 맞물려 중국과 홍콩으로 나가는 물량이 급증한 영향이 각각 거론된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비(非)화폐용 금의 상품수지는 2억70만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흑자 폭은 2012년 4분기(2억6천30만달러) 이후 6년 3개월 만에 최대다.

비화폐용 금이란 산업용으로 쓰이는 금을 비롯해 투자용 금괴 등 민간에서 유통되는 금을 말한다.

금 수출입에 따른 흑자가 커진 것은 수입은 줄었지만 수출은 대폭 늘었기 때문이다.

1분기 금 수입액은 1억7천200만달러로 지난해 4분기(2억220만달러)보다 3천20만달러 줄었다.

반면 금 수출액은 3억7천270만달러로 전 분기(2억2천550만달러)보다 1억4천720만달러나 늘었다.

연초 금값이 오른 데다 수출물량 증가세 둔화에 스마트폰 등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산업용 금 수입이 일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이동전화기 수출물량지수는 59.09로 전 분기보다 18.2% 하락했다.

수출물량지수란 2010년을 기준으로 수출물량 추이를 보여주는 통계로 이 지수가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수출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 둔화 영향에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산업용 금 수입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금 수출은 중국과 홍콩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관세청에 따르면 1분기 금 수출물량은 9.9t으로 작년 4분기(6.6t)보다 증가했다.

이 중 절반가량인 4.4t이 중국과 홍콩으로 갔다.

1월 말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가격이 온스당 1,300달러까지 오르는 등 금값이 상승하자 민간에선 값이 비쌀 때 팔아 수익을 내려는 유인이 커졌다.

반대로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불안감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민간과 중앙은행이 모두 금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의 지난 1분기 금 보유량은 1천885.5t으로 전 분기보다 33t 늘었다고 세계금위원회(WGC)는 집계했다.

금값이 오르면 장롱 속 금을 팔 유인이 커지는 만큼 금 상품수지는 금값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금값이 고공행진 했던 2011년 3분기에는 5억2천91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당시 금 가격은 9월 5일 기준으로 온스당 1천900.23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금 가격이 내려가면서 흑자도 줄었다가 연초 금값이 꿈틀하자 흑자 폭도 커졌다.

한은 관계자는 "금 수출물량이 늘고 가격도 오르면서 수출액이 증가했다"며 "전자기기 등에 들어가는 금 수입은 줄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