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에 대비해 당 산하 연구기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인재 영입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중원 확보’와 ‘기득권 정당 탈출’을 목표로 내세우고 외연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왼쪽)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오른쪽)과 양정철 민주연구원 원장(왼쪽)이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 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은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을 인재 영입 거점기지로 삼아 당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인물을 적극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4일 취임한 양정철 원장이 총선 인재 영입 실무를 총괄한다.

양 원장의 총선 키워드는 ‘미래’와 ‘중원 확보’로 전해졌다. 한국당이 지지층 결집을 위해 우경화 행보에 주력하는 사이 중도층을 흡수해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지난 18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열린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의 토크콘서트에서 “미래로 가는 정당, 유능한 정당, 통합과 연대 및 협력을 기본 가치로 여기는 정당만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권의 차기 유력 대권 후보인 유 이사장의 정계 복귀에도 군불을 때고 있다. 양 원장은 이날 토크콘서트에서 “벼슬을 했으면 그에 걸맞은 헌신을 해야 한다”며 “때가 되면 역사 앞에 겸허하게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유 이사장이 노무현 정부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점을 언급하면서 압박한 것이다. 유 이사장은 이에 대해 “원래 자기 머리를 못 깎는다”고 비켜갔다. 또 “하고 싶은 일은 자기 뜻대로 안 돼도, 안 하고 싶은 것은 뜻대로 된다”며 양 원장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절했다.

한국당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을 중심으로 총선 전열 갖추기에 나섰다. 내년 총선에서 기존의 ‘기득권 중심’ ‘꼰대 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젊고 유연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의도연구원 원장인 김세연 의원은 젊은 층과 소통을 이어가는 동시에 총선에 대비한 혁신정책을 개발하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의 총선 프레임으로는 ‘경제 망친 정당 대 경제 살릴 정당’을 검토 중이다. 내년 총선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 실정과 정권 심판 프레임을 내세워 승리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한국당 인재영입위원회에서도 당협위원회와 직능 단체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구성한 2000여 명의 인재 데이터베이스(DB)를 중심으로 개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당은 과거 화려한 스펙과 정치적인 인지도를 선호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당의 총선 승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