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구-체인지업-컷패스트볼-커브, 마구 수준으로 올라간 4대 구종
영리한 투구로 호투 이어가
'4색조' 류현진의 무서움, 예상하기 힘든 볼배합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4가지 주력 구종 위력은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도 변함없었다.

류현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 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신시내티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직구, 체인지업, 컷패스트볼, 커브 등 4가지 주력 구종을 앞세워 상대 타선을 무득점으로 잠재웠다.

이날 류현진은 투구 수 88개를 기록했다.

이중 포심패스트볼과 투심패스트볼의 직구 계열 구종은 37개(42%)를 던졌고, 컷패스트볼은 24개(27.4%), 체인지업은 19개(21.6%), 커브는 8개(9%)를 뿌렸다.

특기할 만한 점은 컷패스트볼의 비중이 체인지업보다 커졌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컷패스트볼은 지난 시즌까지 제4구종에 그쳤다.

지난 시즌 컷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0.280으로 직구(0.210), 체인지업(0.221), 커브(0.226)보다 위력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나 올 시즌 류현진의 컷패스트볼은 눈에 띄게 날카로워졌다.

우타자 기준 몸쪽 아래 사선 방향으로 떨어지는 변화 각이 예리해졌다.

직구와 비슷한 구속, 움직임으로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살짝 가라앉기 때문에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하는데 안성맞춤이다.

올 시즌 컷패스트볼 피안타율은 이날 경기 전까지 0.150으로 체인지업(0.121)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컷패스트볼의 위력이 직구, 체인지업 수준으로 올라가자 류현진은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가 됐다.

그는 올 시즌 복잡한 수 싸움으로 상대 타자들을 교란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그랬다.

류현진은 1회 말 선두 타자 닉 센젤에게 우전 안타와 도루를 허용해 스코어링 포지션에 몰렸지만, 2번 타자 조이 보토를 체인지업으로 파울팁 삼진 처리해 위기에서 벗어났다.

1사 1, 2루에서 야시엘 푸이그를 병살타로 잡은 건 높은 직구였다.

2회 세 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한 구종은 모두 달랐다.

호세 이글레시아스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직구로 뜬 공 처리했고, 호세 페라사는 컷패스트볼, 커트 카살리는 체인지업으로 맞혀 잡았다.

타자 일순을 한 뒤엔 첫 맞대결에서 잘 보여주지 않은 구종으로 해당 타자들을 잡는 영리함을 보였다.

류현진은 6회 이글레시아스와 세 번째 맞대결 볼카운트 2볼-1스트라이크에서 체인지업과 높은 직구로 연속 헛스윙을 유도해 삼진 처리했다.

7회 2사 카살라와 맞대결에선 컷패스트볼과 직구로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를 만든 뒤 밑으로 뚝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류현진은 이날 7이닝 1볼넷 5삼진 5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6승(1패)을 거머쥐었다.

최근 5경기 연속 7이닝 이상 호투를 이어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