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988년부터 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최근 공식 후원 계약기간을 2020년에서 2028년까지 8년 연장했다. 총 후원 기간만 40년이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후원을 통해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앞선 기술력을 널리 알리는 효과를 얻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계자들에게 올림픽 관련 정보를 휴대폰으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서비스인 ‘와우(Wireless Olympic Works)’를 제공한 게 대표적이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이 서비스를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가 쓸 수 있도록 개방했다.
지난해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4000여 대의 ‘갤럭시 노트8 올림픽 에디션’을 올림픽 참가 선수와 IOC 관계자들에게 제공했다. 평창, 강릉, 인천공항 등 총 9개 지역에서 ‘삼성 올림픽 쇼케이스’를 운영했다. 가상현실(VR)과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기술을 한 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개관 이후 누적 관람객이 43만 명에 달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장 집중하는 스포츠는 모터스포츠와 양궁이다. 현대차는 세계 최고 권위의 자동차 경주대회 중 하나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에서 꾸준히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WRC는 양산차를 경주용 차로 개조해 경쟁하는 자동차 경주대회로, F1과 함께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는 모터스포츠 대중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14년부터 열고 있는 ‘더 브릴리언트 모터 페스티벌’이 대표적이다.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동차 종합 문화 축제다.
양궁은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접 챙기는 스포츠 종목이다. 정 회장은 네 차례 대한양궁협회장을 지냈고 1997년부터는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2005년부터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또 전북 현대모터스FC(축구), 현대제철레드엔젤스(축구), 기아타이거즈(야구), 울산모비스피버스(농구), 현대캐피탈스카이워커스(남자배구), 현대건설힐스테이트(여자배구) 등 총 여섯 개의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SK그룹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스포츠와 비인기 종목을 고루 지원하고 있다. SK그룹이 운영하는 프로 스포츠단은 SK와이번스(야구) 제주유나이티드FC(축구) SK나이츠(농구) SK슈가글라이더즈·SK호크스(핸드볼) SK텔레콤T1(e스포츠) 등 총 6개다. 대부분의 팀이 각 종목에서 ‘명문구단’으로 자리 잡았다. e스포츠에서도 SK그룹의 위상은 남다르다. SK텔레콤은 2005년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의 회장사를 맡고 있다. 스타크래프트 ‘테란 황제’ 임요환과 LoL(리그오브레전드)의 페이커(Faker) 이상혁 선수 등 세계 최고의 스타플레이어들은 2004년 창단된 SK텔레콤 T1 소속이다.
펜싱 수영 핸드볼 스피드스케이팅 등도 SK의 후원 대상이다. 특히 핸드볼은 최태원 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종목이다. 최 회장이 2009년 대한핸드볼협회장에 취임하면서 그룹 차원의 지원이 본격화됐다. 서울 올림픽공원에 ‘SK핸드볼경기장’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LG그룹은 1983년 국내 최초로 스포츠 경영 전문회사인 LG스포츠를 설립하는 등 스포츠산업 저변 확대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비인기 스포츠도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여자 야구 후원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2012년부터 ‘LG배 한국여자야구대회’를 매년 열고 있다. 2016년엔 LG전자와 LG생활건강이 공동 후원해 ‘세계여자야구월드컵’을 부산에서 열었다. 스켈레톤을 비롯한 동계스포츠도 적극 후원하고 있다. LG전자는 2015년부터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2015년만 해도 스켈레톤은 일반인에게 생소한 종목이었지만, LG전자는 국가 대표팀의 국내외 전지훈련과 장비 등을 꾸준히 지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