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단기 공공알바'로 분식한 일자리 통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가장은 실직하고 노인 알바 늘어
근로시간 감안한 고용총량 2.4%↓
노동시장 개입 대신 경쟁케 해야"
박기성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
근로시간 감안한 고용총량 2.4%↓
노동시장 개입 대신 경쟁케 해야"
박기성 < 성신여대 교수·경제학 >
취업자가 1년 전에 비해 17만1000명 증가한 4월 고용동향에 대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목표치인 15만 명을 상회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과연 그런가.
정부가 세금으로 노인들에게 놀이터·학교 지킴이, 독거노인 돌보미 같은 일을 하루 두세 시간씩 하게 하고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주는 단시간 단기 공공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60세 이상 취업자가 33만5000명 증가했다. 청년들에게도 빈 강의실 전등 끄기, 태양광 패널 닦기, 전통시장 지킴이 같은 억지 일자리를 제공해 20대 이하 취업자가 4만8000명 늘었다.
반면 핵심 노동력인 30~40대 취업자는 27만7000명 감소했다. 특히 가장인 남자 30~40대 취업자가 19만5000명 감소해 고용률이 89.8%로 1.3%포인트나 하락했다. 불황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장이 실직하고 가구의 부가노동자인 노인, 청년들이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 ‘부가노동자 효과’가 통계로 확인된다. 20대 이하와 60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년 사이 각각 1.5%포인트, 1.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 36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는 80만2000명이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는 62만4000명 감소했다. 1~17시간 초단시간 일자리는 36만2000명, 18~35시간 일자리는 44만 명 늘었다. 그런데 주 9시간 일한 사람과 주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똑같이 취업자 1명으로 취급하는 게 타당한가.
통계청은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1명 줄고 9시간 취업자가 2명 늘면 취업자가 1명 증가한 것으로 통계를 낸다. 정부가 세금으로 단시간 일자리를 마구 만드는 상황에서 주 9시간 일한 사람과 주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 근로시간이라는 취업의 질을 외면하고 취업의 양에 집착한 나머지 사실상 ‘분식 통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정책의 성과를 질적으로 평가한다면 주 9시간 일자리를 주 36시간 일자리의 4분의 1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17시간 일한 사람은 그 평균인 9시간 일한 사람으로, 18~35시간 일한 사람은 27시간 일한 사람으로 간주하면 전자는 4명, 후자는 약 1.3명이 각각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 1명과 동일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근로시간을 고려해 취업자 수를 환산하면, 4월 취업자는 2492만2000명으로 1년 전의 2513만3000명보다 21만1000명이나 감소했고, 고용률도 56.1%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가 2018년 5월 이후 12개월째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연속해서 12개월이나 감소한 적은 이전에 없었다.
고용총량의 변화를 추정하면 더 심각하다. 올 4월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1.2시간으로 1년 전보다 1.3시간 줄었다. 여기에 취업자 수를 곱하고 52주를 곱하면 1년간 고용총량이 14억5207만 시간(2.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억5022만 시간(3.4%), 건설업이 2억2097만 시간(5.0%), 도소매·숙박음식업이 6억7358만 시간(4.7%) 감소했다.
일자리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성장하면 파생적으로 생기는 결과 변수이지, 목표 변수가 아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법에 의한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강압적인 정규직화 등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없었다면 이런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54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집행했고 올해도 23조원을 투입하면서 단시간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 통계를 분식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상품 시장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 시장을 경쟁에 맡겨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
정부가 세금으로 노인들에게 놀이터·학교 지킴이, 독거노인 돌보미 같은 일을 하루 두세 시간씩 하게 하고 한 달에 30만원 정도를 주는 단시간 단기 공공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60세 이상 취업자가 33만5000명 증가했다. 청년들에게도 빈 강의실 전등 끄기, 태양광 패널 닦기, 전통시장 지킴이 같은 억지 일자리를 제공해 20대 이하 취업자가 4만8000명 늘었다.
반면 핵심 노동력인 30~40대 취업자는 27만7000명 감소했다. 특히 가장인 남자 30~40대 취업자가 19만5000명 감소해 고용률이 89.8%로 1.3%포인트나 하락했다. 불황기에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장이 실직하고 가구의 부가노동자인 노인, 청년들이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 ‘부가노동자 효과’가 통계로 확인된다. 20대 이하와 60세 이상의 경제활동참가율은 1년 사이 각각 1.5%포인트, 1.1%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주 36시간 미만 일한 취업자는 80만2000명이 증가한 반면, 36시간 이상 일한 취업자는 62만4000명 감소했다. 1~17시간 초단시간 일자리는 36만2000명, 18~35시간 일자리는 44만 명 늘었다. 그런데 주 9시간 일한 사람과 주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똑같이 취업자 1명으로 취급하는 게 타당한가.
통계청은 주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1명 줄고 9시간 취업자가 2명 늘면 취업자가 1명 증가한 것으로 통계를 낸다. 정부가 세금으로 단시간 일자리를 마구 만드는 상황에서 주 9시간 일한 사람과 주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현실을 왜곡할 소지가 있다. 근로시간이라는 취업의 질을 외면하고 취업의 양에 집착한 나머지 사실상 ‘분식 통계’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정책의 성과를 질적으로 평가한다면 주 9시간 일자리를 주 36시간 일자리의 4분의 1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1~17시간 일한 사람은 그 평균인 9시간 일한 사람으로, 18~35시간 일한 사람은 27시간 일한 사람으로 간주하면 전자는 4명, 후자는 약 1.3명이 각각 36시간 이상 일한 사람 1명과 동일하게 된다. 이런 식으로 근로시간을 고려해 취업자 수를 환산하면, 4월 취업자는 2492만2000명으로 1년 전의 2513만3000명보다 21만1000명이나 감소했고, 고용률도 56.1%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주 36시간 이상 일자리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가 2018년 5월 이후 12개월째 계속 감소하고 있는데, 연속해서 12개월이나 감소한 적은 이전에 없었다.
고용총량의 변화를 추정하면 더 심각하다. 올 4월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41.2시간으로 1년 전보다 1.3시간 줄었다. 여기에 취업자 수를 곱하고 52주를 곱하면 1년간 고용총량이 14억5207만 시간(2.4%)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3억5022만 시간(3.4%), 건설업이 2억2097만 시간(5.0%), 도소매·숙박음식업이 6억7358만 시간(4.7%) 감소했다.
일자리는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고 성장하면 파생적으로 생기는 결과 변수이지, 목표 변수가 아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법에 의한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강압적인 정규직화 등 정부의 과도한 시장 개입이 없었다면 이런 참담한 성적표를 받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취임 후 54조원의 일자리 예산을 집행했고 올해도 23조원을 투입하면서 단시간 단기 공공 일자리를 만들어 통계를 분식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상품 시장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 시장을 경쟁에 맡겨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