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법률방] 싼 보증금에 좋은 집이다 싶었더니 '전대차'라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공유숙박과 비슷한 '전대차'가 뭐길래…
세입자가 또다른 세입자(전차인)를 다시 유치
집주인 모르게 계약하면 '불법 점유자'
보증금 돌려받지 못해도 집주인에게 호소 못해
세입자가 또다른 세입자(전차인)를 다시 유치
집주인 모르게 계약하면 '불법 점유자'
보증금 돌려받지 못해도 집주인에게 호소 못해
룸메이트, 하우스메이트에 에어비앤비까지….
최근 주거형태는 '공유숙박'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유숙박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얼마 안됐지만, 사실 그 전부터 '전대차'라는 주거 형태가 있었습니다. 전대차란 임차인이 남은 계약기간을 못 채울 경우 대신 채울 사람을 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또다른 세입자를 구한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계약 기간 중 오래 집을 비울 경우나 남는 방을 임대하는 경우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임차인이 제 3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는데, 이를 전대차라고 합니다. 공유숙박처럼 아예 남을 들이기도 하지만, 주로 주변 지인들이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전대차를 들어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단기간 저렴한 주거비가 가능한 장점은 있지만, 제대로 법의 보호를 못받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전대차가 제대로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여러 절차가 필요합니다. 특히 제 3자의 경우 알아 둘 사항이 많습니다. A씨 또한 이러한 전대차를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앞둔 상황이 됐습니다.
서울로 갑자기 직장을 잡게 된 A씨는 높은 집값에 집을 바로 구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재취업이다보니 당장은 대출도 어려웠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출도 알아보고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고시원이라도 알아봐야 하나'하는 상황에서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반전세 집을 10개월간 살 사람을 구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소형 아파트인 집은 B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B씨는 보증금 1억에 월세를 내는 반전세 계약으로 살고 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집을 일찍 비우게 됐다고 합니다. 계약기간이 10개월 남았으니 2000만원 정도에 월세를 자신에게 주면 10개월을 살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A씨는 직장과도 가깝고 2000만원 정도의 여유는 있어서 흔쾌히 승락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전차인'이 되는 셈입니다.
10개월 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A씨는 B씨에게 2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령 B씨가 주지 않더라도 집주인(임대인)이 B에게 돌려줄 돈이 1억원이니, 8000만원을 제외하고 2000만원을 받으면 되겠다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A씨는 B씨와 계약을 검토하던 중 마음에 걸리는 문구를 봤습니다. 계약서에는 '법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더라도, 집주인이 A에게 A는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없다'는 문구였습니다. A씨는 불안한 마음에 계약서에 특약을 넣어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B가 A에게 보증금을 지급 안 할 경우, 집주인이 B에게 돌려줄 1억원 중 8000만원만 돌려주고 A에게 나머지 2000만원을 책임지고 반환한다"라는 내용입니다. A씨는 이러한 특약사항을 넣는게 가능할지, 그리고 이러한 특약이 효력은 있을지 궁금합니다. [부동산 법률방]
부동산 법률방의 박진석 변호사입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도 위험성이 있는 선택들이 많습니다. A씨 또한 단기간 머무를 좋은 집을 구했다고 여겼지만,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으려면 상황을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대차 관계에서 기본 전제가 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A와 B가 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집주인에게 동의를 받았는지가 여부입니다. 만약 집주인의 동의 없이 전대했다면, 이는 '무단전대'입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A씨는 '불법 점유자'로 볼 수 있습니다. A씨가 집주인으로부터 주택반환청구를 받으면 대항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 A와 B가 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다릅니다. 불법 점유자까지는 내몰리지 않겠지만, 문제는 보증금입니다. B씨는 A씨에 대해 임대인으로서의 권리 의무를 가집니다. 그러나 집주인이 직접 A씨에게 보증금반환의무 등을 이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A씨가 2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집주인에게 B가 받는 일부를 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보증금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전대차 계약의 당사자는 A와 B입니다. 집주인은 당사자가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에 보증금반환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집주인이 자진해 제 3자 간 계약을 체결하고, 특약으로 A의 보증금 반환을 책임 지거나 B의 보증금 중 일부를 A에게 직접 반환할 것으로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본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부담할 필요 없는 의무를 특약으로 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A씨는 우선 집주인이 이 계약을 알고 있는지 살펴보시고, 보증금에 대해서는 B씨와 확실한 대화를 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답변= 박진석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자문역)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최근 주거형태는 '공유숙박'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유숙박이 유행하기 시작한 건 얼마 안됐지만, 사실 그 전부터 '전대차'라는 주거 형태가 있었습니다. 전대차란 임차인이 남은 계약기간을 못 채울 경우 대신 채울 사람을 구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시 말해 세입자가 또다른 세입자를 구한다는 얘기입니다.
또한 계약 기간 중 오래 집을 비울 경우나 남는 방을 임대하는 경우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임차인이 제 3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는데, 이를 전대차라고 합니다. 공유숙박처럼 아예 남을 들이기도 하지만, 주로 주변 지인들이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전대차를 들어가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단기간 저렴한 주거비가 가능한 장점은 있지만, 제대로 법의 보호를 못받는 경우들도 있습니다. 전대차가 제대로 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여러 절차가 필요합니다. 특히 제 3자의 경우 알아 둘 사항이 많습니다. A씨 또한 이러한 전대차를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계약을 앞둔 상황이 됐습니다.
서울로 갑자기 직장을 잡게 된 A씨는 높은 집값에 집을 바로 구하기가 망설여졌습니다. 재취업이다보니 당장은 대출도 어려웠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출도 알아보고 집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고시원이라도 알아봐야 하나'하는 상황에서 솔깃한 얘기를 들었습니다. 반전세 집을 10개월간 살 사람을 구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소형 아파트인 집은 B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B씨는 보증금 1억에 월세를 내는 반전세 계약으로 살고 있었는데, 사정이 생겨서 집을 일찍 비우게 됐다고 합니다. 계약기간이 10개월 남았으니 2000만원 정도에 월세를 자신에게 주면 10개월을 살게 해주겠다고 합니다. A씨는 직장과도 가깝고 2000만원 정도의 여유는 있어서 흔쾌히 승락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전차인'이 되는 셈입니다.
10개월 후 임대차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A씨는 B씨에게 200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설령 B씨가 주지 않더라도 집주인(임대인)이 B에게 돌려줄 돈이 1억원이니, 8000만원을 제외하고 2000만원을 받으면 되겠다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A씨는 B씨와 계약을 검토하던 중 마음에 걸리는 문구를 봤습니다. 계약서에는 '법적으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더라도, 집주인이 A에게 A는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를 없다'는 문구였습니다. A씨는 불안한 마음에 계약서에 특약을 넣어야 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B가 A에게 보증금을 지급 안 할 경우, 집주인이 B에게 돌려줄 1억원 중 8000만원만 돌려주고 A에게 나머지 2000만원을 책임지고 반환한다"라는 내용입니다. A씨는 이러한 특약사항을 넣는게 가능할지, 그리고 이러한 특약이 효력은 있을지 궁금합니다. [부동산 법률방]
부동산 법률방의 박진석 변호사입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어도 위험성이 있는 선택들이 많습니다. A씨 또한 단기간 머무를 좋은 집을 구했다고 여겼지만,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으려면 상황을 다시 한번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대차 관계에서 기본 전제가 되는 사항이 있습니다. A와 B가 전대차 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집주인에게 동의를 받았는지가 여부입니다. 만약 집주인의 동의 없이 전대했다면, 이는 '무단전대'입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보면 A씨는 '불법 점유자'로 볼 수 있습니다. A씨가 집주인으로부터 주택반환청구를 받으면 대항할 수 없습니다.
물론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 A와 B가 전대차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다릅니다. 불법 점유자까지는 내몰리지 않겠지만, 문제는 보증금입니다. B씨는 A씨에 대해 임대인으로서의 권리 의무를 가집니다. 그러나 집주인이 직접 A씨에게 보증금반환의무 등을 이행할 필요가 없습니다.
A씨가 2000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집주인에게 B가 받는 일부를 달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보증금반환을 청구할 수는 없습니다. 전대차 계약의 당사자는 A와 B입니다. 집주인은 당사자가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에 보증금반환의 의무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집주인이 자진해 제 3자 간 계약을 체결하고, 특약으로 A의 보증금 반환을 책임 지거나 B의 보증금 중 일부를 A에게 직접 반환할 것으로 정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집주인 입장에서 본다면 굳이 이렇게까지 부담할 필요 없는 의무를 특약으로 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A씨는 우선 집주인이 이 계약을 알고 있는지 살펴보시고, 보증금에 대해서는 B씨와 확실한 대화를 하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답변= 박진석 법무법인 심평 변호사(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자문역)
정리=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