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하는 ‘제2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LG그룹이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LG화학이 경북 구미 지역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초 삼성, SK, LG그룹 등에 구미 지역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 투자를 제안했다. 정부는 이들 그룹에 △직원을 위한 생활인프라 구축 △각종 복지혜택 제공 △세금 할인 혜택 △공단부지 임대조건 조정 등의 인센티브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LG화학과 구미시 간 전기차 배터리 공장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기대하고 있다.

제2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6월 이전에 한두 곳에서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히면서 수면 위로 부상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광역시에 ‘반값 연봉 완성차 공장’을 만드는 게 핵심인 사업이다.

구미형 일자리 사업은 광주형 일자리처럼 근로자의 임금 수준을 낮추는 방식보다는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쪽으로 추진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이 임금 삭감 문제로 지역 노동계의 반발에 직면하면서 표류하고 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국내 투자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LG화학 측은 “완성차 업체와 협의 없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좌동욱/고재연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