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에 따라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한 국내 통신사 LG유플러스가 타격을 입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G유플러스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화웨이 장비를 도입했다. 4세대 이동통신인 LTE 망부터 화웨이 통신장비를 쓰기 시작해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망에도 화웨이 통신장비를 도입해 구축하고 있다.

화웨이 통신장비는 인텔 퀄컴 등 미국산 부품 의존도가 크다. 앞으로 이를 공급받지 못하면 원활한 제품 생산과 유지보수가 어려워진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타격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LG유플러스 측은 “내년까지 구축할 5G 통신장비 물량을 이미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웨이도 내년 이후엔 충분히 대체 부품을 찾거나 개발하는 등 대안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화웨이 통신장비의 공급 차질로 LG유플러스가 피해를 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사태 장기화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파산위기에 몰렸던 또 다른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화웨이가 확보하거나 개발한 대체부품의 안정성 등이 보장돼야 한다. 화웨이 장비를 쓰지 못하도록 미국 정부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도 간접적인 위험 요인이다.

LG유플러스가 통신장비 공급업체를 교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5G 통신망은 기존 LTE 통신망과 연동해서 작동한다. 기존 LTE 장비까지 뜯어내는 대공사를 벌여야 하는 등 막대한 비용이 든다.

화웨이 제재가 장기화하면 삼성전자는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5G 특허 출원 건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화웨이가 5G 경쟁에서 도태되면 통신장비 시장은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3강 체제로 구축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화웨이 추격을 따돌릴 수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화웨이 제재는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