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부자 줄세우는 라임운용…국내 헤지펀드 최강자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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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라임자산운용
고액 자산가들의 절대적 지지
사모펀드 출시때마다 완판 행진
운용펀드 규모 5조원 돌파
고액 자산가들의 절대적 지지
사모펀드 출시때마다 완판 행진
운용펀드 규모 5조원 돌파
“요즘 강남 부자들은 라임의 신규 펀드가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서울 반포동의 대형 증권사 자산관리(WM)센터에서 일하는 한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최근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라임자산운용 인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설정된 라임의 채권형 사모펀드 ‘스텔라 우량채 전문사모형’ 펀드에는 593억원의 투자금이 순식간에 몰려 판매가 시작된 직후 완판(완전판매)됐다. 최소 가입금액은 3억원이지만, 10억원 이상 투자자가 아니면 이 펀드에 가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사모펀드는 투자자 수가 최대 49명으로 제한돼 있어 가입금액이 많은 순으로 가려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직원들이 자신들의 펀드를 팔아달라며 증권사와 은행 지점을 찾아오는 게 보통인데 라임은 정반대”라며 “오히려 PB팀장들이 고객 성화에 못이겨 투자 기회를 늘려줄 수 없겠느냐고 라임에 읍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로 ‘우뚝’
라임자산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선두주자다. 헤지펀드는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파는 ‘롱쇼트’ 전략 등을 통해 증시 움직임과 상관없이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육성하고, 국민 자산 증식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011년 12월 선보였다. 이후 급성장해 최근 순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문사에서 2015년 12월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라임자산운용은 2016년부터 주식형, 대체투자 등의 펀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고액자산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2017년 9월 운용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 4월엔 2조원을 돌파했다. 그해 10월엔 3조원, 올해 3월엔 4조원 벽을 잇따라 깼다. 그리고 4월 들어 5조원까지 넘어서면서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로 발돋움했다.
뛰어난 성과가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 주식형 펀드인 ‘라임 모히토 1호’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38%로, 코스피지수 상승률(2.07%)을 크게 앞섰다. 2015년 12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만 49.06%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7.28% 하락할 때도 라임 모히토 1호는 6.44%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최고 전문가 잇따라 영입
자산운용업계에서 라임은 “야성적 투자 본능이 살아 있는 운용사”란 평가를 받는다. 자존심 센 일부 운용사가 주식 롱온리(매수 일변) 전략에 집착하는 사이 라임은 주식, 채권, 부동산, 기업 인수합병(M&A), 영화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그에 걸맞은 대우로 속속 영입했다. 대체투자 전문가인 이종필 전 HSBC증권 상무를 최고투자책임자(CIO)로 2015년 영입한 데 이어 2018년 5월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간판 매니저’였던 홍정모 전 주식운용2본부 팀장을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그해 8월엔 소은석 전 홍콩 HQ캐피털프라이빗에쿼티(PE) 이사를 데려와 기업투자본부장을 맡겼다. 소 본부장은 라임이 최근 캑터스PE와 공동으로 국내 1위 채권평가 회사인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의 ‘스타’들을 이처럼 싹쓸이할 수 있었던 데엔 라임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지배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라임의 지분 100%는 이 회사 임직원이 모두 나눠갖고 있다.
창업자인 원종준 대표 지분율은 25%로 작은 편이다. 핵심 인력을 영입할 때마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도 철저하게 성과에 따라 매년 지급한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녹아들었다. 이직이 일상적인 자산운용업계지만, 라임에서 지난 2년간 퇴사한 인력은 한 명도 없었다.
퇴직연금 유치하러 공모시장으로
국내 사모펀드의 최강자 지위에 오른 라임은 이제 공모펀드 운용사로의 변신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에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신청을 마쳤다. 라임의 기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만들어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승부수다.
원 대표는 “올해부터 매년 80만 명씩 쏟아질 은퇴자는 대박을 노리기보다 연 6~8%대 수익을 꾸준히 내주는 상품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라임이 그동안 헤지펀드를 통해 쌓은 전문성과 운용 역량을 발휘한다면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서울 반포동의 대형 증권사 자산관리(WM)센터에서 일하는 한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최근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라임자산운용 인기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지난해 11월 설정된 라임의 채권형 사모펀드 ‘스텔라 우량채 전문사모형’ 펀드에는 593억원의 투자금이 순식간에 몰려 판매가 시작된 직후 완판(완전판매)됐다. 최소 가입금액은 3억원이지만, 10억원 이상 투자자가 아니면 이 펀드에 가입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사모펀드는 투자자 수가 최대 49명으로 제한돼 있어 가입금액이 많은 순으로 가려 받을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직원들이 자신들의 펀드를 팔아달라며 증권사와 은행 지점을 찾아오는 게 보통인데 라임은 정반대”라며 “오히려 PB팀장들이 고객 성화에 못이겨 투자 기회를 늘려줄 수 없겠느냐고 라임에 읍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로 ‘우뚝’
라임자산운용은 ‘한국형 헤지펀드’의 선두주자다. 헤지펀드는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고평가된 주식을 파는 ‘롱쇼트’ 전략 등을 통해 증시 움직임과 상관없이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다.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을 육성하고, 국민 자산 증식에 도움을 준다는 취지로 2011년 12월 선보였다. 이후 급성장해 최근 순자산 규모가 30조원을 넘어섰다. 투자자문사에서 2015년 12월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라임자산운용은 2016년부터 주식형, 대체투자 등의 펀드를 잇따라 선보였다.
고액자산가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며 2017년 9월 운용펀드 규모가 1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 4월엔 2조원을 돌파했다. 그해 10월엔 3조원, 올해 3월엔 4조원 벽을 잇따라 깼다. 그리고 4월 들어 5조원까지 넘어서면서 국내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로 발돋움했다.
뛰어난 성과가 이 같은 결과를 이끌어낸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대표 주식형 펀드인 ‘라임 모히토 1호’는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38%로, 코스피지수 상승률(2.07%)을 크게 앞섰다. 2015년 12월 설정 이후 누적 수익률만 49.06%다. 지난해 코스피지수가 17.28% 하락할 때도 라임 모히토 1호는 6.44%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최고 전문가 잇따라 영입
자산운용업계에서 라임은 “야성적 투자 본능이 살아 있는 운용사”란 평가를 받는다. 자존심 센 일부 운용사가 주식 롱온리(매수 일변) 전략에 집착하는 사이 라임은 주식, 채권, 부동산, 기업 인수합병(M&A), 영화투자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그에 걸맞은 대우로 속속 영입했다. 대체투자 전문가인 이종필 전 HSBC증권 상무를 최고투자책임자(CIO)로 2015년 영입한 데 이어 2018년 5월에는 NH아문디자산운용의 ‘간판 매니저’였던 홍정모 전 주식운용2본부 팀장을 주식운용본부장으로 선임했다.
그해 8월엔 소은석 전 홍콩 HQ캐피털프라이빗에쿼티(PE) 이사를 데려와 기업투자본부장을 맡겼다. 소 본부장은 라임이 최근 캑터스PE와 공동으로 국내 1위 채권평가 회사인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의 ‘스타’들을 이처럼 싹쓸이할 수 있었던 데엔 라임만의 독특한 기업문화와 지배 구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라임의 지분 100%는 이 회사 임직원이 모두 나눠갖고 있다.
창업자인 원종준 대표 지분율은 25%로 작은 편이다. 핵심 인력을 영입할 때마다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넘겨줬기 때문이다. 인센티브도 철저하게 성과에 따라 매년 지급한다. 이 같은 시스템으로 임직원이 자발적으로 일하는 분위기가 녹아들었다. 이직이 일상적인 자산운용업계지만, 라임에서 지난 2년간 퇴사한 인력은 한 명도 없었다.
퇴직연금 유치하러 공모시장으로
국내 사모펀드의 최강자 지위에 오른 라임은 이제 공모펀드 운용사로의 변신을 노리고 있다. 지난해 금융당국에 공모펀드 운용사 전환신청을 마쳤다. 라임의 기존 사모펀드에 투자하는 사모재간접 공모펀드를 만들어 퇴직연금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승부수다.
원 대표는 “올해부터 매년 80만 명씩 쏟아질 은퇴자는 대박을 노리기보다 연 6~8%대 수익을 꾸준히 내주는 상품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라임이 그동안 헤지펀드를 통해 쌓은 전문성과 운용 역량을 발휘한다면 침체된 공모펀드 시장에서도 신선한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