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들이 최근 들어 젊은 고학력 출신 신입 설계사 영입에 주력하고 있다. 육아를 병행하거나 그로 인해 경력 단절을 겪은 여성들을 위한 채용도 잇따르고 있다. 설계사의 고령화에 따른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 우수한 젊은 인력 충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 소속의 전속설계사는 지난해 기준 17만7634명이다. 2015년 20만6177명에서 3만 명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연령별로는 만 20~30세는 1만482명에서 8958명, 30~40세는 4만4943명에서 3만1194명으로 줄었다. 40~50세 미만도 8만1108명에서 5만9656명으로 감소했다. 반면 만 50~60세 전속설계사는 5만7616명에서 5만8502명, 60세 이상은 1만211명에서 1만9304명으로 증가했다. 만 50세 이상의 고령 설계사만 증가했다는 뜻이다.

'젊은 고학력 인재' 영입 주력…경력단절 육아맘 고용도 늘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젊은 설계사들은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을 수 있는 보험독립법인대리점(GA)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며 “고령 설계사들은 상대적으로 생계 유지를 위한 수당 압박이 적다 보니 오랜 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밝혔다. 한 보험사에서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유지 계약에 따른 수수료 규모도 늘어나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는 것이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문제는 보험설계사의 평균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험사의 생산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젊은 설계사에 비해 고령의 설계사는 상대적으로 신규 고객을 만나는 활동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속설계사들의 월평균 모집액(월납 초회 보험료)을 토대로 생산성을 조사한 결과 2017년 기준 만 50세 이상 설계사 비율이 50%에 육박하는 대형사의 평균 생산성은 한 명당 51만3000원으로, 10년 전인 2007년 72만7000원에서 20만원 가까이 하락했다. 젊은 설계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외국 보험사의 생산성은 68만6000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험사들이 젊은 신입 설계사의 영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 국내 청년실업률이 급상승하고 있는 지금이 양질의 젊은 인력을 충원할 수 있는 적기라는 지적이다. 대형 보험사들은 젊은 고학력 설계사를 모집하기 위해 20~30대 4년제 대학 졸업(예정)자를 별도 채용 중이다. 젊은 설계사를 둘러싼 업계 간 경쟁도 치열하다. 외국계 보험사는 국내 보험사에 한발 앞서 젊은 고학력 설계사를 채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젊은 육아맘 고용을 늘려 고령화하는 설계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으려는 실험도 잇따르고 있다. 삼성생명은 2016년 1월 30~45세 워킹맘으로 구성된 ‘리젤(LIfe-anGEL)’ 지점을 도입했다. 자녀의 유치원, 어린이집 등원 등 오전 육아 일정을 감안해 지점으로 출근하는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는 식으로 다양한 배려를 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2016년 10월부터 ‘퀸(K-Win)FP’라는 모성보호 조직을 운영 중이다. 경력단절여성이 직장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도록 기존 설계사 교육기간보다 넉넉한 2년의 특화 교육을 하고 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