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30억·이자 28억…태백시 상대 구상권 청구 소송
60억 물어낼 처지 강원랜드 이사들 "태백시가 책임져라"
오투리조트(태백관광개발공사) 150억원 지원과 관련해 대법원으로부터 30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강원랜드 전 이사들이 강원 태백시를 상대로 구상권 청구 소송에 나선다.

김호규 강원랜드 전 사외이사는 "태백관광개발공사 150억원 지원과 관련해 강원랜드 이사들의 배임 문제가 발생한다면 태백시와 태백시의회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를 근거로 내주 안에 구상권 청구 소송을 하겠다"고 23일 말했다.

강원랜드 이사회의 '태백시를 대상으로 한 폐광지역협력사업비 기부안' 심의를 앞둔 2012년 6월 태백시와 태백시의회는 이 같은 내용의 확약서를 공동명의로 작성했다.
60억 물어낼 처지 강원랜드 이사들 "태백시가 책임져라"
폐광지역협력사업비 기부안은 한 달 후인 같은 해 7월 강원랜드 이사회에서 찬성 7명, 반대 3명, 기권 2명으로 의결됐다.

강원랜드는 이사회의 기부안 의결에 따라 2012년 8월부터 2013년 8월까지 1년간 4회에 나눠 150억원을 태백시에 기부했다.

태백시는 150억원을 태백관광개발공사의 긴급운영자금으로 모두 사용했다.

태백시가 설립한 지방공기업인 태백관광개발공사는 당시 임금 체불, 각종 공과금 연체 등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감사원은 2014년 3월 "태백관광개발공사의 경영난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자금을 지원했다"며 "상법에 따라 관련 이사들을 해임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하라"고 강원랜드에 요구했다.

이에 강원랜드는 같은 해 9월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기부안에 찬성 또는 기권한 이사 9명이 150억원 중 30억원을 연대해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어 이달 대법원은 기권한 이사 2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사 7명이 30억원을 연대해 배상하라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김 전 사외이사는 "그동안 이자만 28억원이고, 소송비용도 4억원에 이른다"며 "지금도 60억원이 넘는 금액은 이사 7명 재산을 다 팔아도 감당할 수 없는 규모"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 폐광지 태백을 살려야겠다는 공익을 위해 기부안에 찬성한 이사들이 평생 빚쟁이로 남지 않는 유일한 길은 기부금을 요구하고 사용한 태백시가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150억원 지원에도 자금난으로 허덕이던 태백관광개발공사는 2014년 4월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2016년 2월 민간기업에 리조트를 매각하고 청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