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여론전 이어가는 北…이번엔 주제네바 北대사가 외신 인터뷰
북한이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 위반 혐의로 미국에 최근 압류된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의 반환을 또 다시 요구하며 국제여론전을 이어갔다.

한대성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2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화물선 압류는 북미 양자관계 개선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전날 김성 유엔주재 대사가 기자회견 열고 이례적으로 통역 없이 영어로 미국의 화물선 압류조치를 비난하며 “미국은 극악한 행위가 가져올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 모든 것은 미국에 달려 있다”고 경고한 데 이어 이틀째 국제사회에서의 여론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한 대사는 인터뷰에서 “우리가 미국 스타일의 힘의 논리나 압박이 통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심대한 계산 착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착상태인 핵 협상을 재개하려면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반드시 통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미국이 마음을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이 큰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우리는 미국과 대화하는 문제나 제재 해제에 매달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유엔 제재 해제 필요성의 이유로 북한 식량 사정을 언급했다. 한 대사는 “식량부족 사태는 통제 가능하지만, 문제는 유엔 제재”라며 “식량을 수입해도 대금을 치룰 수 없다. 그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이후 틀어진 미·북 관계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에 공론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동시에 이면에는 화물선 압류 문제 해결을 계기로 미국과 대화를 원한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