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장기전으로 흐를 것이란 관측이 늘고 있다. 장기전으로 가면 미국이 남은 중국 제품 3000억달러어치에 대해서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도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미국과 중국)가 (협상)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여전히 희망적”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6월 말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음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두 정상이 무역협상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마 앞으로 30~45일 동안은 어떤 결정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협상에서) 교착상태가 계속될 확률이 커졌고 (3000억달러어치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부과될 확률도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이미 장기전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이 전략산업인 반도체·소프트웨어 업계에 5년간 세금을 감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우군 확보에도 분주히 나서고 있다. 친(親)중 성향의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까지 동원해 미국에 대한 반격에 나섰다.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 장관은 22일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회원국 외무장관 정례회의가 끝난 뒤 “회원국들이 어떤 형태로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고 말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베이징=강동균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