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을 다 망가뜨린다고?…골프장서 못신는 골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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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카페
나이키 '루나 컨트롤 베이퍼'
강원·경기 북부 등 착용 금지
나이키 '루나 컨트롤 베이퍼'
강원·경기 북부 등 착용 금지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전이 열린 지난 19일. 대회장인 강원 춘천의 라데나GC 클럽하우스 입구에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었다. 나이키골프의 골프화 ‘루나 컨트롤 베이퍼’ 착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포스터였다. “바닥이 칼날 형태의 플라스틱 스파이크로 돼 있어 강원도 내 대다수 골프장에서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골프화를 살짝 끌기만 해도 칼날에 베인 것처럼 파여 그린이 훼손되기 때문에 다른 골퍼들을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다”는 게 골프장 측 설명이었다.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도 같은 이유로 루나 골프화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경기 북부에 있는 골프장도 대부분 못 신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원밸리는 특히 그린을 잘 관리해야 하는 여름철에 주로 착화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회원제 골프장만 그런 게 아니다. 국내 최대 퍼블릭 골프장인 인천 스카이72에서도 신을 수 없다. 아디다스 아디제로 착화를 제한하는 골프장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골프가 루나 골프화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6년 11월이다.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밑창 전체에 바닥 일체형 ‘블레이드 스파이크’를 달았다. 최첨단 과학을 적용해 업계에서 ‘바닥 혁명’이라는 말도 들었다. 2017년 10월에는 루나2도 내놓았다. 시장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루나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비운의 길’로 접어든 건 루나2가 나오면서 ‘루나 골퍼’가 급격히 늘어난 즈음이다. 스파이크로 인한 그린 훼손을 이유로 착화를 제한하는 골프장이 봇물처럼 나오기 시작했다.
나이키골프 측은 “전국 400여 개 골프장 중 60여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골프계는 이보다 많은 곳이 제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키골프는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졸지에 낭패를 보는 건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루나를 신고 라운드하러 간 골퍼들이다. 골프장이 빌려주는 골프화를 신거나, 새 신발을 프로숍에서 사야 하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걸으면 되는데 내 신발 내 맘대로 못 신느냐?”며 항의하는 골퍼들과 골프장 측의 실랑이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나쁜 가해자’는 없는데, 첨단 골프화를 개발한 신발회사와 골프장, 골퍼들이 모두 피해자가 된 셈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경기 파주의 서원밸리도 같은 이유로 루나 골프화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이 골프장 관계자는 “경기 북부에 있는 골프장도 대부분 못 신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원밸리는 특히 그린을 잘 관리해야 하는 여름철에 주로 착화를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회원제 골프장만 그런 게 아니다. 국내 최대 퍼블릭 골프장인 인천 스카이72에서도 신을 수 없다. 아디다스 아디제로 착화를 제한하는 골프장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키골프가 루나 골프화를 처음 선보인 것은 2016년 11월이다. 접지력을 높이기 위해 밑창 전체에 바닥 일체형 ‘블레이드 스파이크’를 달았다. 최첨단 과학을 적용해 업계에서 ‘바닥 혁명’이라는 말도 들었다. 2017년 10월에는 루나2도 내놓았다. 시장 반응이 괜찮았기 때문이다.
루나가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비운의 길’로 접어든 건 루나2가 나오면서 ‘루나 골퍼’가 급격히 늘어난 즈음이다. 스파이크로 인한 그린 훼손을 이유로 착화를 제한하는 골프장이 봇물처럼 나오기 시작했다.
나이키골프 측은 “전국 400여 개 골프장 중 60여 곳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골프계는 이보다 많은 곳이 제한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나이키골프는 제품 판매를 중단했다.
졸지에 낭패를 보는 건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루나를 신고 라운드하러 간 골퍼들이다. 골프장이 빌려주는 골프화를 신거나, 새 신발을 프로숍에서 사야 하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걸으면 되는데 내 신발 내 맘대로 못 신느냐?”며 항의하는 골퍼들과 골프장 측의 실랑이도 심심찮게 벌어진다. ‘나쁜 가해자’는 없는데, 첨단 골프화를 개발한 신발회사와 골프장, 골퍼들이 모두 피해자가 된 셈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