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절대 다수 경기의회 예결특위, 제동 거는 모양새

'이재명표 청년 복지' 정책인 청년 면접수당과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사업 시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22일부터 경기도 1차 추경 예산안을 심의하고 있는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예산 삭감 가능성을 시사하고, 시행 시기가 불명확하다고 지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재명 지사가 1심 무죄판결 후 "도정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의외의 암초를 만난 것이다.

경기도 의회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절대다수를 차지해 이 지사의 우군으로 여겨져 왔으나, 외견상 이 지사의 핵심 정책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경기도의회는 전체 의원 142명 가운데 민주당 소속이 압도적 다수인 135명이다.

나머지는 자유한국당 4명, 정의당 2명, 바른미래당 1명이다.

예결특위는 28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2명(자유한국당·정의당)을 제외한 26명이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이은주(민주·화성6) 예결위원장은 이번 추경 예산안 심의에 앞서 사업의 당위성, 절차적 정당성, 시군 및 유관기관 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쳤는지 등을 꼼꼼히 따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명표' 청년면접수당·청년국민연금, 도의회 문턱서 주춤
안광률(민주·시흥1) 의원은 23일 열린 예결특위 2차 회의에서 "청년들에게 면접비를 주는 것보다 기업들과 협력해 일자리를 만들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냐"며 사업 추진의 적절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무용론에 힘을 실었다.

김판수(민주·군포4) 의원도 "청년들이 취업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해야지 면접수당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도가 제출한 추경 예산안에 반영된 청년 면접수당 예산 75억원을 지난 21일 의결해 예결특위로 넘겼다.

청년 면접수당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만 18∼34세 미취업 청년에게 1회에 한해 1인 30만원을 현금 지원하는 것이다.

도는 관련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면 오는 9월부터 청년 2만3천명에게 면접수당 지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청년 면접수당 예산은 작년에도 도의회 상임위를 통과하고 예결특위 반대에 부딪혀 전액 삭감된 전례가 있어 의회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이재명표' 청년면접수당·청년국민연금, 도의회 문턱서 주춤
앞서 청년 면접수당은 보건복지부와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마치고 올해 본예산에 160억원 규모로 상정됐으나 사업 추진의 당위성 부족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도의회 예결특위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예결특위 심의 과정에서는 올해 본예산에 사업비 147억원을 확보하고도 보건복지부와의 협의 난항으로 시행에 제동이 걸린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손희정(민주·파주2) 의원은 22일 1차 회의에서 "지난해 말 의회에서 통과시킨 청년 국민연금 사업비 147억이 5개월째 잠자고 있다.

시행 시기도 불투명하다"며 도의 대책을 추궁했다.

답변에 나선 류영철 도 보건복지국장은 "두 달 안에 보건복지부와 재협의를 진행하도록 하겠다"면서도 "잘 안 되면 의회 동의하에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복지부 협의 없이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도가 올해부터 시작하려는 생애 최초 청년 국민연금 사업은 도내 만 18세 청년 누구나 국민연금에 가입하도록 도가 첫 보험료 1개월 치 9만원 납부를 지원, 가입 기간을 늘려 노후에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도록 한 정책이다.

도는 복지부가 사회보험과의 관계 등으로 볼 때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지난 3월 26일 사업 내용을 보완해 다시 제출해달라고 요청하자 지난 10일 보완 자료를 제출하며 재협의를 요청한 상태다.

도의회 예결특위가 27일 도의 1차 추경 예산안에 대한 계수조정을 마치고 수정안을 의결하면 도의회는 28일 4차 본회의를 열어 수정안을 심의해 최종 처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