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취소 않으면 文정부 규탄"…청와대 앞까지 행진
다음 주부터 청와대 앞 농성…대정부 투쟁 수위 높여
전교조 5000여명 대규모 교사대회…'법외노조 취소' 정부 압박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대규모 교사대회를 열고 정부에 법외노조 통보처분 직권취소를 촉구했다.

사흘 앞(28일)으로 다가온 전교조 결성 3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날 교사대회에는 오후 3시 20분 기준 주최 측 추산으로 5천여명(경찰 추산 3천명)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교사대회를 마치고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한 뒤 재차 집회를 벌였다.

사실상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는 대(對)정부 집회를 벌인 것이다.

이날 참가자들은 법외노조 통보 취소와 해직자 원직 복직을 청와대가 결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법외노조 취소'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리기 위해 해당 문장을 단체로 검색하기도 했다.

무대에서는 자유한국당과 황교안 한국당 대표를 풍자하는 콩트가 펼쳐지기도 했다.

전교조는 대회 결의문에서 "촛불혁명을 계승한다는 문재인 정부가 지금까지 법외노조 통보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런 상태가 지속한다면 정치 논리의 허상에 빠진 현 정부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부당한 국가권력의 폭력과 법외노조라는 굴레를 벗고 교육개혁을 향해 비상할 것"이라면서 "경쟁교육을 혁파해 숨 쉬는 학교, 쉼을 보장받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고 삶을 위한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교조는 ▲ 법외노조 통보 취소와 해고자 원직복직 쟁취 ▲ 교사 노동·정치기본권 확보 ▲ 교육권 확보와 학교 민주주의를 통한 교육자치 실현 ▲ 쉼 있는 배움과 삶을 위한 교육으로 참교육 실현 등을 결의했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전교조가 30년 전 꾸었던 꿈은 대한민국 교육의 역사와 현실이 됐다"면서 "참교육은 교실수업 혁신과 혁신학교로 결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교조 30년 역사 속에는 수많은 참교사의 희생과 헌신이 있다"면서 "전교조 역사를 정당히 평가하고 명예를 회복하는 데 정부가 나서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회에는 전교조 출신인 최교진 세종시교육감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현직 교육감도 참석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초청받았으나 전교조가 법외노조라는 점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업 전국공무원노조 위원장, 나명주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회장, 전교조 7대와 8대 위원장을 지낸 김귀식·이부영 전교조 지도자문위원 등도 대회에 모습을 보였다.

앞서 전교조는 이날 교사대회 전까지 법외노조 문제해결에 '가시적 조처'를 보여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정부가 최근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보장 협약'(87호)을 비롯한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3개의 비준 절차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법외노조 문제해결에 실마리가 생기긴 했지만,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협약비준뿐 아니라 비준에 필요한 교원노조법 개정 등이 야당의 반대로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전교조 5000여명 대규모 교사대회…'법외노조 취소' 정부 압박
이에 전교조는 29일부터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천막농성을 다시 시작하는 등 정부 압박 수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청와대 앞 농성은 권정오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중단된 지 약 6개월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또 다음 주부터 전체 1만개 분회별로 법외노조 통보 취소촉구 비상총회를 진행하고 다음 달 12일에는 문재인 정부 규탄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다음 달 결의대회는 사실상의 '조퇴·연가투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전교조는 1989년 5월 28일 결성됐다.

불법단체로 정부의 탄압을 받다가 김대중 정부 때인 1999년 1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그해 7월 합법노조가 됐다.

하지만 해직자를 조합에서 배제하고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규약을 고치라는 정부 명령을 이행하지 않아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으며 현재까지 그 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