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북한 관계가 경색되면서 로펌업계 ‘북한팀’들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로펌 북한팀의 주요 업무는 ‘투자 자문’에서 ‘제재 자문’으로 바뀌었다. 개성, 금강산 등 지역 개발이나 도로, 항만, 철도 등 북한 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와 관련한 자문 수요가 줄었다는 얘기다. 대형 로펌의 한 북한팀 변호사는 “최근에는 기업들이 대북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등에 대한 대응 방안을 물어온다”고 밝혔다. 다른 로펌에서 북한팀장을 맡고 있는 변호사도 “최근엔 주로 대북 인도적 지원 및 제재 관련 자문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로펌들은 “북한팀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평가할 문제라 단기적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07년 10·4 남북공동선언 전후로도 이 같은 상황을 겪었으며, 애초에 리스크를 안고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는 이유에서다. 로펌업계 관계자는 “북한 사건만 전담하는 변호사는 그리 많지 않다”며 “규제, 기업자문 등 다른 분야 사건을 맡으며 숨을 고르다가 남북 분위기가 좋아지면 다시 뭉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