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줄이자"…캠페인 나선 금융권 수장들
플라스틱 등 일회용 제품을 줄이는 캠페인인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가 금융권 수장들 사이에서 화제다. 과거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참여자가 다음 후보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연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금융권 수장들 사이의 친분 관계까지 엿보인다는 얘기도 나온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가운데)은 지난주 회사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원들과 머그컵을 든 사진을 공개했다.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캠페인 참여 인증 사진이다. 김 회장은 “KEB하나은행 신축 본점에는 개인용 쓰레기통이 없다”며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고, 버릴 때는 반드시 분리수거할 수 있도록 건물을 지을 때부터 환경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앞서 김 회장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로부터 캠페인 참여자로 지목받았다.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는 플라스틱 제품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세계자연기금(WWF)이 주관해 시작한 친환경 운동이다. 2014년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확산된 아이스버킷 챌린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머그컵과 텀블러 등 재활용되는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사진을 찍어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총재 역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으로부터 지목받아 캠페인에 참여했다.

금융권에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바람을 일으킨 사람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다. 그는 지난달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으로부터 지목받고 곧바로 금융위 페이스북에 인증 사진을 올렸다. 최 위원장은 “지난해 7월부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운동에 동참하며 환경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회의에 참석할 때나 평소에도 가능하면 머그컵이나 텀블러를 사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다음 도전자로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지목했다. 이후 이 회장은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추천했고 이어 김광수 NH농협금융그룹 회장→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윤 원장→이 총재 순으로 잇따라 캠페인을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도 캠페인 참여 인사가 늘고 있다. 지난 17일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가 페이스북을 통해 캠페인 참여를 알렸다. 장 대표는 “작년 10월부터 ‘환경에 실천으로 답하다’는 구호를 걸고 일회용품 저감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나재철 대신증권 사장,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 등도 캠페인에 참여해 인증 사진을 올렸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