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 7월부터 공매도 쉬워진다
개인투자자끼리 직접 주식을 빌려 공매도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나온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 주식을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싼값에 주식을 되사서 갚는 투자 방식이다.

신한금융투자(사장 김병철·왼쪽)는 핀테크 업체 디렉셔널과 개인 주식대차 서비스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28일 밝혔다. 디렉셔널(대표 정지원·오른쪽)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혁신금융 서비스’로 처음 지정된 핀테크 업체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인 주식 투자자끼리 직접 주식을 대여, 차입할 수 있는 P2P(개인 대 개인) 주식대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주식 10만 주를 보유한 개인이 연 5%의 이율로 주식을 빌려주겠다고 올려두면 다른 개인이 다른 제안들과 비교해 필요한 만큼의 주식을 원하는 가격에 빌려 공매도에 사용할 수 있다.

이번 협약으로 신한금융투자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페이지 등을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도 쉽게 디렉셔널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용자가 디렉셔널 플랫폼을 통해 대차거래를 하면 신한금융투자는 계좌관리, 공매도 서비스, 리스크 관리 등을 지원한다. 정식 서비스는 오는 7월부터 시작된다.

한국 공매도 시장에서 개인과 기관투자가, 외국인투자자 사이의 격차는 매우 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공매도 잔액 대량보유자 공시’ 12만1035건 중 외국인 공시가 11만6973건을 차지할 정도다. 해당 종목 상장주식 총수의 0.5% 이상의 공매도나 공매도 금액 10억원 이상의 거래에 한해 공시하는 것을 고려하면 굵직한 거래 96.6%가 외국인에 의해 이뤄진 셈이다. 국내 투자자 공시는 4062건으로 3.4%에 그쳤다.

이 중에서도 개인 비중은 더욱 작다. 개인이 현재 공매도할 수 있는 방법은 ‘대주거래’라는 제도가 유일하다. 증권사를 통해 예치금을 넣고 종목을 빌리는 방식인데, 대주거래 종목은 300개 정도에 불과해 개인의 공매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효찬 신한금융투자 PBS사업부장은 “그간 기관과 외국인의 전유물이었던 공매도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개인의 자유로운 주식 대여와 차입 기회의 확대로 이어져 주식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