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압수, 수사 나서…노조 측 "현수막·천막에 사용할 용도"
주총장 점거 현대중 노조…조합원 차량서 시너·쇠파이프 발견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법인분할(물적분할)에 반대해 주주총회장을 점거한 가운데 노조원 차량에서 시너와 쇠파이프 등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9일 울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30분께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밖으로 나가던 노조 승합차 안에서 20ℓ 시너 1통과 휘발유 1통, 쇠파이프 39개가 사측 보안요원에게 적발됐다.

사측은 경찰에 이를 신고했으며 경찰은 출동해 시너와 쇠파이프 등을 압수했다.

노조 측은 "시너는 현수막이나 깃발에 페인트로 글씨를 쓸 때, 휘발유는 영상차량 발전용으로 사용하고, 쇠파이프는 천막 지지대로 쓰기 위한 용도다"며 "평소 선전 활동에도 활용해오던 것일 뿐이다"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원 3명은 이에 앞서 당일 오후 9시 40분께 본사 내 비품창고에서 회사 소유 자재를 노조 차량에 실어 내다가 보안팀 직원에 적발됐다.

노조원들은 차량을 몰고 도주했다가 보안팀 직원이 제지하며 항의하자 다시 비품창고로 돌아왔으나 몰려온 다른 노조원들과 보안팀 직원들 수십명이 서로 밀고 당기는 상황이 벌어졌다.

보안팀 직원들은 차량에서 비닐 롤 18개, 폭 2m 대형 스티로폼, 청테이프 81개를 압수하면서 상황이 종료됐으나 해당 차량이 정문 통과해 회사 밖으로 나가는 과정에서 시너 등이 발견됐다.

회사는 절도 혐의 등으로 노조원들을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관계자는 "노조가 물품 일부는 노조 소유라고 주장하는 등 노사 간 진술이 다르다"며 "위법 상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오는 31일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릴 동구 한마음회관을 지난 27일부터 사흘째 점거해 농성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