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발생한 라오스 댐 붕괴사고(사진 연합뉴스)
지난해 7월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한 라오스 남동부 아타프주의 댐 붕괴 사고가 인재(人災)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SK건설 측은 이에 대해 반발하고 있어 라오스정부와 SK건설의 책임공방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28일(현지시간) 라오스 국영통신 KPL에 따르면 라오스 국가조사위원회는 수력발전용 댐인 세피안-세남노이댐의 보조댐 일부가 붕괴된 것은 댐 기초 지반을 구성하는 토사층에 누수가 발생하면서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며, 불가항력적인 사고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라오스 정부는 국가조사위원회(NIC)를 구성하고, 독립전문가위원회(IEP)에 사고 원인 조사를 의뢰했다. IEP는 작년 7월23일 발생한 붕괴사고 전 며칠간 집중호우가 쏟아졌지만, 붕괴가 시작됐을 때 댐 수위가 최고 가동 수위에도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근본 원인은 보조댐 일부에 발생한 '누수'라는 결론이다. 여기에 지반의 침식과 약화가 일부 진행됨에 따라 보조댐의 균형이 무너지고 '원호파괴' 형태로 붕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SK건설의 부실공사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SK건설은 공식입장을 통해 "과학적 근거가 결여된 조사결과"라며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SK건설은 "IEP 조사결과는 사고 전후 실시한 정밀 지반조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등 과학적, 공학적 근거가 결여돼 있다"며 "IEP가 주장한 바와 같이 누수로 인해 원호파괴가 발생한 것이라면, 사고 전 댐 하단부에 대량의 토사 유출이 목격됐어야 하는데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조사에 참여한 한국 정부조사단을 포함한 세계 유수의 엔지니어링 전문업체들도 IEP가 밝힌 사고 원인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고 반발했다. SK건설은 댐이 붕괴된 이유는 이례적으로 내렸던 호우 때문에 강이 범람하면서 불가항력적으로 보조 댐 상부가 유실됐다며 '천재(天災)'라는 입장을 밝혀왔다.

한편 당시 댐 붕괴로 50억㎥의 물이 한꺼번에 하류의 6개 마을을 덮치면서 수백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고 6000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 수력발전댐 보조댐은 2012년 SK건설과 한국서부발전이 현지 기업과 공동 수주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