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식 모터쇼는 그만"…車업계 '체험 마케팅' 바람
전시장을 가득 채운 자동차. 그 옆에 서 있는 모델. 카메라로 이 장면을 촬영하는 관람객. ‘모터쇼’라는 단어를 들으면 떠오르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몇 년 뒤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이 모터쇼 부스 모습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차량 여러 대를 전시하는 ‘백화점식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관람객이 직접 체험하는 전시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눈으로 즐기는 모터쇼’에서 ‘몸으로 즐기는 모터쇼’로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3월 열린 서울모터쇼에서 ‘플레이 현대’라는 콘셉트로 체험관을 마련했다. 모터쇼를 방문한 관람객이 현대차의 브랜드와 상품, 신기술을 다양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벨로스터 N컵 레이싱게임기(사진)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또 비(非)자동차 분야 인기 유튜버를 초청해 지금까지 자동차에 관심이 없었던 이들도 모터쇼에 호기심을 갖도록 했다. 혼다는 자체 주행보조 기술인 ‘혼다센싱’을 구성하는 세부 기술을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VR) 체험 공간을 따로 만들었다.

4월 중국에서 열린 상하이모터쇼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지리자동차의 브랜드 ‘링크앤코’는 전시장을 아예 놀이공간으로 꾸몄다. 클럽을 연상케 하는 어두운 조명 전시장에 트램펄린, 미끄럼틀, 게임기 등을 설치했다. 재규어는 VR 레이싱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고성능 자동차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모터쇼 전시를 담당한 이노션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은 차를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한다”며 “이 기준에 맞게 모터쇼 부스도 체험형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