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송에서 'PD수첩'은 2013년 '무한도전' 출연 이후 유명세를 탄 정신과 의사 김현철이 환자, 직원 등을 습관석으로 성희롱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방송 출연 이후 대중매체에 종횡무진 활약했고 전국 각지에서 몰린 환자들을 받았다. SNS를 통해 환자들과 소통을 하며 '굿닥터'라고 불리기도 했다.
김현철에게 진료 받은 환자들은 그가 '굿닥터'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김현철이 정신질환자들의 심리를 파고드는 '그루밍 성폭력'을 행한 것 같다고 의심했다.
환자 A씨는 김현철이 제안한 일본 여행에 따라갔다가 성폭력을 당했고 이후에도 여러 차례 성관계를 가졌다고 말했다.
그는 "김현철에게 치료를 받으면서 '이 사람이 없으면 나는 병을 못 고치겠구나', '나를 치료할 유일한 신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환자는 김현철이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기에 일본 여행을 수락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환자 B씨는 김현철에 대한 호감을 드러내자 바로 성관계 제안이 왔고 치료 기간 중 다섯 차례 이상 성관계를 가졌다고 털어놨다.
김현철과 성관계를 가진 환자들은 모두 그의 제안을 거절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김현철의 병원에 근무했던 전 직원들은 "김원장이 습관적으로 환자, 직원을 성희롱하고 환자와 대화 내용을 주변인에게 말하고 다녔다"고 강조했다.
과거 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에 출석한 김현철은 이 환자들이 '애정망상'이라고 주장했다. 환자와의 성관계 자체가 없었다는 주장이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회원은 "정신과 의사 자격을 가지고 망상 환자가 아닌 사람에게 '망상'이라면서 스스로 자신을 보호하려는 모습이 비윤리적"이라고 지적했다.
1년 전만해도 성관계 자체를 부인했던 김현철의 반박은 달라졌다. 김현철은 제작진에게 "성관계는 합의 하에, 비합의 하에도 할 수 있다. 여자분이 당할 수 있지만 그 반대일 수 있다. 본인이 맨날 항상 마지막에 예약을 한다. 그분은 일을 낼 것 같은 분위기였다. 저는 그냥 있었는데 강제로 당했다"고 말했다.
환자와의 5회에 달하는 성관계가 원치 않는 상황이었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을 조사한 경찰 관계자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고. 성관계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김현철은 "환자 A와 재판이 5월30일 잡혀있다. 웬만큼 미친 사람 아니고는 성폭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거절을 하고 싫은 내색을 했다. 달라붙은 건 두 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현철은 과거 배우 유아인에 대해 '경조증' 진단을 내리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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