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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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가 중국발(發)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문제로 연일 들썩이고 있다. ASF는 지난해 8월 중국 북부에서 처음 발병이 보고된 이후 9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퍼진 것이 확인됐다. 지난 27일에는 인근 베트남에서도 국토의 3분의 2가량이 ASF에 잠식됐다는 소식이 현지 언론들을 통해 전해지면서 우려를 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돼지고기 가격이 앞으로 크게 오를 것이란 전망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글로벌 돼지고기 가격은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양새다.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의 기준이 되는 미국 시카고 선물거래소(CME)의 돈육 선물 12월물 가격은 지난 4월 중순 파운드당 89.72달러를 기록하며 고점을 찍은 뒤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8일 기준 파운드당 78.45달러까지 떨어졌다. 베트남에서 ASF가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도 반등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들어 안정세 되찾고 있는 글로벌 돼지고기 가격(자료: 시카고 상품거래소 돈육 선물 12월물, 단위: 파운드당 달러)
최근 들어 안정세 되찾고 있는 글로벌 돼지고기 가격(자료: 시카고 상품거래소 돈육 선물 12월물, 단위: 파운드당 달러)
돼지고기는 여타 원자재와는 달리 대체재를 구하기가 쉽다는 사실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구리, 코발트, 희토류 등 산업 원자재는 대부분 그 고유한 특질 때문에 특정 산업에 필수불가결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돼지고기와 같은 식품 원자재의 경우 한 가지가 비싸지면 다른 것을 소비하는 식을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실제 ASF로 자국 시장에서 충분한 돼지고기 수급이 어려워진 중국은 최근 호주산 쇠고기 수입량을 크게 늘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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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측면에서는 전 세계 돼지고기 공급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돼지고기 가격 안정세를 부추기고 있다. 이미 지난 8월 중국에서 ASF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양돈 업계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오름세를 탈 것을 대비해 생산량을 증가시키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가 지난 2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내달 돼지고기 도매가는 전년 동월 대비 최대 15.3%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실제 돼지고기 공급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의 이번 6월 등급판정 돼지 마릿수는 전년 동기(130만마리) 대비 증가한 131만~133만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