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3년만에 검거…마약·도박사범도 함께 압송
"비상장주식 팔아줄게" 44억 사기 폭력조직원 태국서 송환
비상장주식을 높은 가격에 팔아주겠다고 속여 판매대금 44억여원을 가로챈 뒤 태국으로 달아난 한국 남성이 약 3년 만에 검거돼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태국에서 검거된 김모(34) 씨를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송환했다.

김씨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비상장주식을 비싼 값에 팔아주겠다며 피해자 10여명으로부터 주식을 받아 판매한 뒤 대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는다.

김씨는 경찰이 수사망을 좁혀오자 2016년 말께 위조 여권을 이용해 태국으로 밀항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력조직 '청주 시라소니파' 행동대원이었던 그에게는 사기와 특수상해,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총 16건의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김씨가 태국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 한국 경찰은 올해 3월 인터폴에 김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요청하는 한편, 태국 내 소재지에 대한 구체적 첩보를 태국 인터폴에 제공하며 검거를 요청했다.

태국 인터폴은 전담 검거팀을 구성해 김씨를 추적한 끝에 지난 3월 16일 라오스 국경 지역 인근에서 김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김씨는 자신이 수배자와 동일인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하지만 한국 인터폴로부터 김씨의 사진을 확보한 태국 검거팀은 그의 다리에 있는 용 문신을 확인하고 거듭 추궁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한편 이날 태국에서 검거된 마약 사범인 또 다른 김모(34) 씨와 사이버도박 사이트 개설자 이모(30) 씨도 국내로 압송됐다.

마약 사범 김씨는 2016년 4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수차례 필로폰을 투약하고 마약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2014년 3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방콕에서 약 310억원 규모 불법 온라인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운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송환은 이례적으로 태국 사법당국이 태국 국적기를 이용해 한국인 피의자를 직접 송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며 "송환된 피의자들은 한국 경찰에 신병이 인계돼 사건 관할 경찰서로 호송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