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일 아랍에미리트(UAE) 영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은 이란이 수중지뢰를 쓴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30일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서 열리는 긴급 걸프협력회의(GCC)와 아랍연맹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UAE를 방문했다.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볼턴 보좌관은 29일 UAE 아부다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중동에서 일어난 원유 관련 시설 공격 배후가 이란이라고 지목했다. 그는 “이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원유 수출항인 얀부도 공격하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얘기하지 않았다.

미국은 이날 중국과 홍콩에 이란산 원유를 선적한 유조선 ‘퍼시픽 브라보’호와 거래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퍼시픽 브라보호는 중국 국유석유회사인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CNPC)의 자회사 쿤룬은행이 소유한 유조선이다.

이란도 ‘세 모으기’에 들어갔다.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란은 역내 긴장을 해결하기 위해 걸프 일대 아랍권 국가들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다음달 이란을 방문할 것”이라면서도 “미국과의 협상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란 외교당국은 최근 우호적인 중동 국가들과 잇따라 만나고 있다. 28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차관은 카타르를 방문해 중동 일대 긴장 문제를 논의했다. 26일엔 모하메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이라크를 찾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