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문재인정부 2년' 토론회…"재벌개혁, 총선 공약으로 제시해야"
최저임금 인상을 포함한 소득주도성장이 효과를 내려면 재벌 중심 경제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며 문재인 정부가 남은 임기 동안 여기에 주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재벌개혁위원장인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문재인 정부 2년 토론회에서 발제를 통해 "경제구조 개혁 없이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분수 효과는 제한적이며 지속 가능하지도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부에 대해 "1년 차에 추진했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을 통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사실상 포기했다"며 "2년 차부터는 혁신 성장과 경제 활력 제고라는 슬로건으로 사실상 박근혜·이명박 정부의 정책으로 회귀했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소득 불평등 개선은 혁신형 경제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며 "현재 한국에 필요한 것은 포용적 성장과 경제구조 대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벌의 과도한 수직 계열화와 내부 거래, 전속 거래는 재벌 단위의 경제 블록화를 낳았다"며 "경제 블록화는 혁신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고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기술 혁신과 시장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벌 대기업 중심의 고용 없는 성장과 중소기업과의 격차 심화로 청년 실업, 이른 퇴직, 자영업 몰락, 노인 빈곤의 경제적 생애 주기 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 교수는 "가칭 '경제구조 고도화 위원회'를 통해 범정부적 개혁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정치권이) 재벌 개혁에 대한 구체적 어젠다와 일정을 내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도 발제에서 "최저임금 인상만으로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불가능하다"며 "재정 지출 확대, 소득 재분배, 경제 민주화, 초기업 단체교섭 정책 등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예년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준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2019∼2020년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할 때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검증하면서 완급을 조절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