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노벨평화상 수상한 노르웨이 등 북유럽 3국 국빈방문
2년전 獨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로 평화 프로세스 발판…이번에도 돌파구 찾나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 달 '한반도 평화'라는 화두를 들고 다시 유럽을 찾는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출발점이 된 2017년 '베를린 구상'의 맥을 이을 새로운 대북 구상을 내놓으며 돌파구를 모색할지 주목된다.
北美교착속 文대통령 유럽行…베를린 잇는 '오슬로 선언' 나올까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6월 9일부터 16일까지 6박 8일간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등 북유럽 3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밝혔다.

고 대변인은 그러면서 '혁신성장', '포용국가 실현'과 함께 '평화'를 이번 순방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특히 방문국 가운데 노벨상을 시상하는 노르웨이가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앞서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 2000년 12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만큼, 노르에이는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메시지를 내놓기에는 최적의 장소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본격화한 후 일부에서는 문 대통령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이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꾸준히 흘러나왔다.

다만 문 대통령은 지난해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4월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벨평화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타고, 우리는 평화만 가져오면 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북유럽 순방 중에도 문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의 도시' 오슬로를 무대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계기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금의 한반도 정세가 '베를린 구상'이 나온 2년 전과 공통점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2017년 당시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무력도발이 계속되며 남북관계가 대치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그 해 7월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여건이 갖춰지고 한반도 긴장과 대치 국면을 전환할 계기가 된다면 언제 어디서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언급하는 등 과감한 대북정책을 밝혔고,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은 1∼3차 남북정상회담을 거치며 차례로 현실화됐다.

물론 지금의 한반도 정세는 당시와 비교해 남북관계 개선 및 평화 분위기 조성 등의 측면에서 비약적 진전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2월 북미 간 하노이 핵 담판 결렬 후에는 비핵화 협상이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 시점에서 문 대통령이 새로운 평화구상을 밝힌다면, 이를 계기로 비핵화 협상 진전의 실마리를 잡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일각에서 감지된다.

특히 내달 하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및 한미정상회담이 예정된 만큼, 문 대통령이 평화구상을 내놓을 경우 북미 정상 양쪽에 한국 정부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시키는 메시지가 되리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