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타고 내릴 때 모자 쓰고 옷도 바꿔…경찰, 강간살인 혐의도 검토
선배 약혼자 강간치사 피의자 계획 범행 정황 드러나
직장 선배의 약혼녀를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의 계획적 범행 정황이 드러났다.

29일 전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사건이 일어난 아파트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A(36)씨가 피해자 집인 순천의 한 아파트에 찾아간 시각은 27일 오전 5시 27분께였다.

그는 모자로 얼굴을 가린 채 반소매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선배의 약혼녀인 B(43)의 집으로 향했다.

그러나 50분 후인 오전 6시 17분께 찍힌 영상에는 A씨의 옷차림이 바뀌었다.

반소매에서 긴 소매 옷으로 바꿔 입었고 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1층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그대로 찍혔다.

경찰은 이 무렵 A씨에게 저항하던 B씨가 집 베란다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는 아파트 화단에 쓰러져 있던 B씨를 병원에 이송하지 않고 다시 집으로 옮겼다.

이 영상도 아파트 엘리베이터 CCTV에 그대로 찍혔다.

당시 B씨는 추락으로 크게 다쳤지만 미세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등 생존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오전 7시 37분께 아파트를 떠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B씨에게 성관계를 시도했다가 실패했고 쓰러진 B씨를 방으로 옮겼다고 시인했으나 그 외 혐의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차례 성범죄로 총 10년을 복역하고 지난해 출소한 A씨는 이번에는 전자발찌를 찬 채 집과 가까운 피해자 아파트를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강간치사 혐의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부검 결과 B씨의 사인이 질식사로 드러남에 따라 추가 조사를 통해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