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담화 발표…선박 압류·ICBM 발사 등 거론

북한은 29일 미국의 대북압박정책이 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더하고 역류를 가져올 수 있다며 '힘의 사용' 가능성을 시사했다.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은 이날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에 대해 "겉으로는 대화를 제창하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힘에 의거한 문제해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담화는 미국의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조치와 대륙간탄도미사일 '미니트맨3'·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2 D5' 시험발사, 한미합동군사연습 등을 거론하고 "미국이 6·12 조미(북미)공동성명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으며 힘으로 우리를 덮치려는 미국의 야망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등 미 행정부 인사들의 대북 강경 발언을 언급하면서 "우리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적대적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은 우리에 대한 '최대의 압박'전략을 변함없이 추구하면서 경제적으로 우리를 질식시키려고 책동했다"며 "2018년 8월부터 현재까지 미국은 11차에 걸쳐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 싱가포르, 남아프리카 등 여러 나라의 40여개 대상들을 겨냥한 단독제재를 실시하였으며 대조선 제재규정을 계속 개악하고 우리와 금융 및 선박거래를 하지 못하게 강박하는 각종 '주의보'를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담화는 "힘의 사용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미국은 저들의 적대행위가 가뜩이나 불안정한 조선반도(한반도)정세에 긴장을 더해주고 역류를 몰아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러한 언급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 연말까지 미국이 새 해법을 갖고 나오면 3차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못 박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전환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힘의 사용' 가능성을 시사함으로써 미국의 대북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위협조치가 재개될 수 있음을 암시함으로써 대미압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