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로이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진=로이터
북한 외무성이 29일 “힘의 사용은 결코 미국의 독점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을 유화 모드로 돌리고, 미국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또 다시 무력시위에 나설 수 있다는 압박 차원으로 풀이된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 명의로 조선중앙통신에 담화를 발표했다. 외무성은 “미국은 겉으로는 대화를 제창하지만 사실에 있어서는 힘에 의거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미국의 북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 압류 조치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시험발사, 한·미 합동군사연습 등을 언급하며 “미국이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으며 힘으로 우리를 덮치려는 미국의 야망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의 대북 강경발언에 대해선 “우리를 힘으로 압살하려는 적대적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강변했다. 아울러 “구름이 자주 끼면 비가 오기 마련이듯이 미국은 저들의 적대행위가 가뜩이나 불안정한 조선반도(한반도) 정세에 긴장을 더해주고 역류를 몰아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정책연구실장 명의의 담화는 대변인 담화나 성명보다 수위가 낮다. 전문가들은 ‘힘의 사용’이란 표현에 주목하며 “북한이 협상의 완전 결렬 상황까지 시나리오를 세우고 차곡차곡 명분 쌓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