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언론 "대형 크루즈 급증이 사고 원인 중 하나" 분석
지난 29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에서 한국인 관광객 30여명이 탄 유람선이 침몰한 가운데 현지에선 무리한 관광 선박 운항으로 사고가 예견됐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헝가리 언론 인덱스는 이날 사고에 대해 야간 투어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광 선박이 지나치게 늘어난 점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라는 분석을 내놨다. 인덱스는 “다뉴브 강 야경 투어 인기가 많아지면서 대형 크루즈들이 늘었는데 이들이 소형 선박의 시야를 가려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다”며 “비슷한 비극이 발생하는 건 시간문제였다”고 지적했다.

27년 동안 다뉴브 강에서 배를 몰았던 안드라스 쿠블리는 인덱스에 “대기업들이 대형 선박을 사들여 운항을 늘리면서 밤마다 경쟁적으로 배가 떠다녔다”며 “매우 위험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도 한국인들이 탔던 하블라니호는 소형 선박이었던 반면 충돌한 배는 95개 객실을 갖춘 대형 선박이었다. 같이 부딪친 크루즈선은 큰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이런 위험에 대비해 야간에는 대형 선박들이 방향을 거꾸로 바꾸는 것을 금지하는 등 규정을 마련했다. 그러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국시간 30일 오후까지 한국인 8명이 구조됐고 한국인 7명, 헝가리인 1명이 사망했다. 현재 한국인 19명, 헝가리인 1명 총 20명은 실종상태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