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국사 암행방문 하는 황창규
황창규 KT 회장(사진)은 지난 23일 직원들에게 목적지를 알리지 않고 호남행 고속철도(KTX)에 올랐다. 목적지는 자사 통신망을 관리하는 몇몇 거점(국사)이었다.

황 회장은 인근 역에 도착해서야 네트워크부문 임원 등 몇 명에게 “곧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현장 실태를 있는 그대로 점검하려는 암행 방문이었다. 그는 이날 통신망 등을 꼼꼼히 살펴본 뒤 직원들에게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지적했다.

지방 국사를 불시 점검하는 황 회장 암행은 지난해 11월 발생한 서울 아현국사 지하통신구 화재가 계기가 됐다. 당시 아현국사가 관리하는 통신망이 먹통이 되면서 소비자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암행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각 국사의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장비 등의 안전을 체크해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현장 경영 일환이다. 그가 지난달부터 한 달여간 방문한 국사 수는 수도권과 충청, 호남 지역 10여 곳이 넘는다.

황 회장은 지역 국사에 도착해 통신 케이블이 모여 있는 통신구, 통신선을 잇는 전신주, 먼 곳까지 통신망을 이어주는 분기국사를 점검한다. 직접 맨홀까지 들어가 소화시설 구비 등을 체크한다. 점검 사항이 많을 경우 현지 숙박을 할 때도 있다.

황 회장의 이 같은 암행은 계속될 전망이다. KT가 전국에 운영하고 있는 주요 국사는 모두 402개에 이른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