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업체에 문 열어준 부산시…국내 철강社 "우린 다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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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칭산강철, 투자의향서 제출
무역 규제로 수출길 막히자
한국에 우회수출 거점 '노림수'
무역 규제로 수출길 막히자
한국에 우회수출 거점 '노림수'
세계 1위(생산량 기준) 스테인리스업체인 중국 칭산강철그룹이 부산에 대규모 공장을 설립하려 하자 국내 철강업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칭산강철의 저가 공세로 국내 철강업계가 고사 위기에 놓일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30일 부산시와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칭산강철은 최근 부산 외국인투자지역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투자 규모는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원)다. 칭산강철과 한국 스테인리스강철 업체 길산파이프가 50%씩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연간 60만t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칭산강철의 부산공장 설립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철강협회는 투자 유치 검토 백지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강력 반발했다. 미국 등 국제 무역 규제로 수출길이 막히자 칭산강철이 한국에 우회 수출 거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반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온 뒤 부산공장에서 한국산으로 만들어 수출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유럽 등이 한국을 우회 수출처로 지목하면서 국제 무역 제재가 국내 철강업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칭산강철이 한국 스테인리스강철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저렴한 중국산 소재와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제품을 싼값에 대량 판매하면 한국 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칭산강철이 설립하려는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60만t으로 내수 시장 규모(106만t·작년 기준)의 5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살깎기식 가격 인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이러다간 중소업체는 물론 대형 철강업체까지 전멸할 수 있다”고 했다.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및 전자산업의 필수 소재 중 하나인 스테인리스 시장을 외국 업체가 장악할 경우 한국 제조업도 좌지우지할 것”이라며 “신규 투자유치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500명)보다 국내 업체(고용인원 5000명)의 가동 중단에 따른 실직 타격이 더 크다”고 했다.
부산시의 입장은 다르다. 중국 업체가 국내에 공장을 설립하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스테인리스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30일 부산시와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칭산강철은 최근 부산 외국인투자지역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설립하기 위한 투자의향서를 부산시에 제출했다. 투자 규모는 1억2000만 달러(약 1400억원)다. 칭산강철과 한국 스테인리스강철 업체 길산파이프가 50%씩 투자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는 구상이다. 연간 60만t의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할 계획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칭산강철의 부산공장 설립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철강협회는 투자 유치 검토 백지화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강력 반발했다. 미국 등 국제 무역 규제로 수출길이 막히자 칭산강철이 한국에 우회 수출 거점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생산한 반제품을 한국으로 들여온 뒤 부산공장에서 한국산으로 만들어 수출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유럽 등이 한국을 우회 수출처로 지목하면서 국제 무역 제재가 국내 철강업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칭산강철이 한국 스테인리스강철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걱정도 있다. 저렴한 중국산 소재와 외국 투자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을 기반으로 제품을 싼값에 대량 판매하면 한국 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칭산강철이 설립하려는 부산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60만t으로 내수 시장 규모(106만t·작년 기준)의 56%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제살깎기식 가격 인하 경쟁이 불가피하다”며 “이러다간 중소업체는 물론 대형 철강업체까지 전멸할 수 있다”고 했다.
득보다 실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자동차 및 전자산업의 필수 소재 중 하나인 스테인리스 시장을 외국 업체가 장악할 경우 한국 제조업도 좌지우지할 것”이라며 “신규 투자유치에 따른 고용창출 효과(500명)보다 국내 업체(고용인원 5000명)의 가동 중단에 따른 실직 타격이 더 크다”고 했다.
부산시의 입장은 다르다. 중국 업체가 국내에 공장을 설립하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더 저렴한 가격에 스테인리스를 구매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