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시에 사는 대학생 가논 씨(18)는 대형 아이돌 굿즈숍인 ‘한류백화점’에서 아이돌그룹 ‘세븐틴’의 굿즈를 구매했다. 신칸센을 1시간30분가량 타고 왔다는 그는 “세븐틴 멤버 중 호시를 좋아한다”며 “1년에 열 번은 오는 것 같다”고 했다. 함께 온 그의 어머니 미치요 씨(47)도 한류 팬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배우 공유를 좋아해 드라마 ‘도깨비’ DVD를 모두 보유하고 있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일본 곳곳에서 신오쿠보로 인파가 몰려들면서 신주쿠 한인 상인회는 최근 ‘K-버스’라는 지역 내 순환 셔틀버스를 자체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일본에 신(新)한류 열풍이 거세다. 그룹 방탄소년단과 트와이스 등 K팝이 주도하는 신한류는 일본 10~20대 젊은 층이 주도한다. K팝과 드라마뿐 아니라 한국 음식과 패션, 미용 등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K팝을 좋아하는 것을 넘어 K팝 문화를 체험하려는 이들도 증가했다. 이날 신주쿠에 있는 한국 댄스스튜디오 ‘마루’에선 20여 명의 중·고등학생이 방탄소년단의 ‘디오니소스’ 안무를 배우고 있었다. 전체 수강생 300여 명 중 대부분이 중고생이다. 아이돌 지망생인 수강생 스기야마 아이리 씨(19)는 “고2 때 방탄소년단을 알고 난 뒤 K팝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황선혜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비즈니스센터장은 “이전의 한류가 드라마 또는 음악을 중심으로 공급자와 수요자 간 수직 구조로 전개됐다면 신한류는 10~20대 중심으로 서로 소통하고 싶어하는 수평적 구조로 전개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도쿄=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