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명품 매출 사상 최대…아울렛·면세점 이어 새 수익원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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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명품 비중 22.8%…3년새 두배 껑충
1층에 팝업스토어 열고 온라인몰 입점
밀레니얼 세대 공략
1층에 팝업스토어 열고 온라인몰 입점
밀레니얼 세대 공략
미국 최초의 백화점 시어스가 지난해 파산했다. 일본에선 최근 20년간 백화점 수가 30% 이상 감소했다. “앞으로 백화점이 사라질 것”이란 예상까지 나왔다.
한국은 다르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1분기에 0.5%가량 매출이 늘었다. 해외 명품 수요 증가에 잘 대응한 게 한 이유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지만 명품은 백화점에서 사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아울렛과 면세점 등 연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해외 백화점과 다른 길을 가며 성장했다. 글로벌 유통 기업 중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을 모두 운영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사례는 드물다.
백화점 명품 매출 15% 급증
명품은 백화점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백화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한 비중은 22.8%까지 높아졌다.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여성 의류와 핸드백, 구두 등 기존 백화점의 주력 품목 매출은 감소하고, 해외 명품은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4월 백화점에서 팔린 해외 명품은 전년 동월 대비 14.6% 증가했다. 올 들어 매달 15% 안팎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고소득자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소비자까지 명품 구매에 나서고 있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전통적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MSGM 오프화이트 골든구스 등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명품이 백화점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내 백화점들은 명품 소비 확대에 빠르게 대응했다. 매장을 넓히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1층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었다. 해외에선 명품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여는 사례는 드물다. ‘격이 떨어진다’며 손사래를 친다. 국내 백화점들은 명품 브랜드를 설득, 국내 소비자가 격의 없이 명품을 볼 수 있게 했다. 명품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온라인몰에 샤넬 등 인기 명품 브랜드를 넣은 것도 같은 이유다. 온라인몰에 들어가지 않은 명품 브랜드를 ‘젊은 소비자 확대’를 이유로 끌어들였다. 국내 백화점이 ‘명품 소비의 중심지’가 된 것은 이런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명품이 백화점 순위도 바꿔
명품 소비 트렌드는 국내 백화점 순위를 바꿔놓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백화점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기존 1위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을 제쳤다. 명품 라인이 잘 갖춰진 영향이다. 주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1층뿐 아니라 2~3층 등 다른 층에도 명품 브랜드를 넣어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굳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명품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명품 확대로 반격하고 있다. 지난 8일 펜디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달 말에는 구찌의 남성 매장을 열었다. 앞으로도 대대적인 명품 라인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렛 이어 면세점까지 성공시켜
명품만이 아니다. 국내 백화점들은 그동안 아울렛, 면세점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백화점 본업의 침체를 상쇄하며 성장했다. 이는 소비 트렌드에 들어맞았다.
롯데는 2008년 광주 월드컵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아울렛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전국에 아울렛을 22개까지 늘렸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네 개와 여섯 개의 아울렛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에서 패션 상품을 정가 주고 사는 사람이 감소하자 빠르게 아울렛으로 대응했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다. 전국 맛집을 불러들였고, 불꽃놀이 등 야외 행사도 많이 했다. 놀이동산 못지않은 다양한 놀이 시설도 갖췄다. 아울렛을 관광 자원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금은 면세점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신세계는 2016년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엔 ‘후발 주자여서 다른 면세점과 경쟁이 안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의 미래’로 불린다. 작년 매출 2조원을 넘기며 신세계 전체 매출(8조745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8%에 달했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말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일부를 면세점으로 바꿨다. 이 면세점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약 7000억원에 이른다.
해외 유통사 중 백화점과 아울렛,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잘 살려 아울렛과 면세점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한국은 다르다. 지난해 국내 백화점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다. 올 들어서도 1분기에 0.5%가량 매출이 늘었다. 해외 명품 수요 증가에 잘 대응한 게 한 이유다.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옮겨 가고 있지만 명품은 백화점에서 사야 안전하다고 느끼는 소비자가 여전히 많다. 아울렛과 면세점 등 연관 사업 다각화를 통해 해외 백화점과 다른 길을 가며 성장했다. 글로벌 유통 기업 중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을 모두 운영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사례는 드물다.
백화점 명품 매출 15% 급증
명품은 백화점의 또 다른 성장동력이 되고 있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백화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한 비중은 22.8%까지 높아졌다.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11년 만의 최고치다.
여성 의류와 핸드백, 구두 등 기존 백화점의 주력 품목 매출은 감소하고, 해외 명품은 ‘나홀로’ 호황을 누렸다. 4월 백화점에서 팔린 해외 명품은 전년 동월 대비 14.6% 증가했다. 올 들어 매달 15% 안팎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고소득자뿐 아니라 20~30대 젊은 소비자까지 명품 구매에 나서고 있다.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전통적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MSGM 오프화이트 골든구스 등 밀레니얼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명품이 백화점에 속속 들어서고 있다.
국내 백화점들은 명품 소비 확대에 빠르게 대응했다. 매장을 넓히고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니는 1층에 ‘팝업스토어’(임시 매장)를 열었다. 해외에선 명품 브랜드가 팝업스토어를 여는 사례는 드물다. ‘격이 떨어진다’며 손사래를 친다. 국내 백화점들은 명품 브랜드를 설득, 국내 소비자가 격의 없이 명품을 볼 수 있게 했다. 명품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온라인몰에 샤넬 등 인기 명품 브랜드를 넣은 것도 같은 이유다. 온라인몰에 들어가지 않은 명품 브랜드를 ‘젊은 소비자 확대’를 이유로 끌어들였다. 국내 백화점이 ‘명품 소비의 중심지’가 된 것은 이런 노력 때문에 가능했다.
명품이 백화점 순위도 바꿔
명품 소비 트렌드는 국내 백화점 순위를 바꿔놓기도 했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국내 백화점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기존 1위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을 제쳤다. 명품 라인이 잘 갖춰진 영향이다. 주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는 1층뿐 아니라 2~3층 등 다른 층에도 명품 브랜드를 넣어 ‘명품 백화점’ 이미지를 굳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매출에서 해외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명품 비중이 10% 수준에 불과한 롯데백화점 본점은 명품 확대로 반격하고 있다. 지난 8일 펜디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달 말에는 구찌의 남성 매장을 열었다. 앞으로도 대대적인 명품 라인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렛 이어 면세점까지 성공시켜
명품만이 아니다. 국내 백화점들은 그동안 아울렛, 면세점 등으로 사업을 넓히며 백화점 본업의 침체를 상쇄하며 성장했다. 이는 소비 트렌드에 들어맞았다.
롯데는 2008년 광주 월드컵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아울렛사업을 확장했다. 이후 전국에 아울렛을 22개까지 늘렸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각각 네 개와 여섯 개의 아울렛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에서 패션 상품을 정가 주고 사는 사람이 감소하자 빠르게 아울렛으로 대응했다.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공간으로 만들지 않았다. 전국 맛집을 불러들였고, 불꽃놀이 등 야외 행사도 많이 했다. 놀이동산 못지않은 다양한 놀이 시설도 갖췄다. 아울렛을 관광 자원으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들었다.
지금은 면세점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 신세계는 2016년 시내면세점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엔 ‘후발 주자여서 다른 면세점과 경쟁이 안 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의 미래’로 불린다. 작년 매출 2조원을 넘기며 신세계 전체 매출(8조745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8%에 달했다.
현대백화점도 작년 말 면세점사업을 시작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일부를 면세점으로 바꿨다. 이 면세점의 올해 매출 예상치는 약 7000억원에 이른다.
해외 유통사 중 백화점과 아울렛, 면세점을 동시에 운영하며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백화점 운영 노하우를 잘 살려 아울렛과 면세점에서 새로운 성공 사례를 쓰고 있다는 평가를 듣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