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여자오픈 더위 경계했더니…복병 '바람' 등장
"예상보다 바람이 많이 부네요."

30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에서 열린 제74회 US여자오픈 첫날 경기를 마친 한국 선수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대회 개막에 앞서 27∼29일 이 골프장에서 연습라운드를 한 선수들은 이번 대회 최대 변수로 더위를 꼽았다.

지난 27일 찰스턴은 37도가 넘는 기온을 기록했다.

렉시 톰프슨(24·미국)은 기온이 40도가 넘는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30일 찰스턴의 평균 기온은 32도, 체감온도 36.6도를 기록했다.

오전 28도였던 기온은 오후 33도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했다.

찰스턴의 바람이다.

특히 오전에는 바람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던 선수들은 생각보다 많은 바람이 불어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풍속은 6㎧로 측정됐으나, 선수들이 체감하는 바람 세기는 더 강했다.

한국 선수들은 아쉽게 버디를 놓치거나 보기를 친 이유로 '바람'을 꼽았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기록한 유소연(29)은 "아침부터 바람이 세게 불어서 좀 어려웠다.

11번 홀에서는 앞바람이 굉장히 세게 불었다.

바람이 계속 불면 상관이 없는데, 불었다 멈추기를 반복해서 어려웠다"고 말했다.

첫날 3언더파를 친 김세영(26)도 "아침에는 바람이 안 불 줄 알았는데, 많이 불더라"라며 "후반을 칠 때는 바람이 불어서 거리 맞추기가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이븐파로 1라운드를 마친 박성현(26)은 "오전에는 바람이 안 불 것으로 생각했는데, 많이 불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선수들에게 이제 더위는 변수가 아니라 상수다.

박성현은 "더위에는 적응이 된 것 같다"며 "내일은 아무래도 바람이 더 많이 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바람을 경계했다.

고진영(24)은 "대구가 이렇게 덥다는데, 그곳 사람들은 이 정도로는 덥다는 표현을 안 한다고 하더라"라며 "저도 덥다고 생각하지 않고 즐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31일 찰스턴에는 구름이 끼고 오후에는 강수 확률도 있다.

찰스턴은 최근 3개월간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 가뭄에 시달렸는데, 주말에 비가 온다면 그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린은 습도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유소연은 "오늘 그린이 빠르고 딱딱했다.

비가 온다면 그린이 부드러워져서 거리를 조절하기 더 좋다.

그러면 선수들이 좀 더 쉽고 공격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