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와중에 미국 외국기업 투자 심의 강화
中 '투자 큰 손' 푸싱그룹 "美 바이오테크 투자 축소 검토"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걸으면서 중국 푸싱(復星·FOSUN)그룹이 미국에 대한 투자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케빈 셰 푸싱그룹 미국지사 대표는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미국 규제를 피해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소규모 지분 확보로 제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싱그룹은 2017년 인도 제약회사 글랜드파마 주식 74%를 11억 달러(약 1조3천117억원)에 인수하는 등 바이오테크·헬스케어·제약 부문에 투자해 왔다.

셰 대표는 "무역분쟁이 미국 내 투자에 영향을 미쳤다"며 "하지만 모든 거래를 멈추는 정도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의 워런 버핏'을 표방한 궈광창(郭廣昌)이 세운 푸싱그룹은 2014년부터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푸싱그룹과 관련 회사들은 2014년부터 220억 달러(약 26조2천416억원) 이상 규모의 인수 작업에 참여했다.

이런 푸싱그룹의 투자전략 변화는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의료를 포함한 첨단기술·산업 부문에서 글로벌 선두주자가 되고자 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 들어 권한이 강화된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외국기업의 미국 기업 투자에 안보 위협이 있는지 심의하고 있으며 바이오테크 분야에서 소규모 지분 거래에 대해서도 심의하고 있다.

CFIUS는 중국 기업이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투자를 통해 얻은 환자 정보 접근권이 중국 정부에 넘어가 미국인들을 협박하는 데 사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셰 대표는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투자를 반기고 있고 우리와 함께 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우리는 법이 허락한 한도 내에서 약간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싱그룹은 지난 2년간 브라질, 인도, 싱가포르, 두바이 등지에서 투자 대상을 찾기 위한 현지 팀을 구성하는 등 신흥시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셰 대표는 현재는 브라질 의료서비스 기업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신흥시장 경제가 중국이 지난 15년간 겪은 것과 비슷한 성장 수준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