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대 "김학의 사건 개입 물리적으로 불가능"…5억 민사소송
한상대(60·사법연수원 13기) 전 검찰총장은 31일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의 핵심인물인 건설업자 윤중천 씨와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수사를 촉구한 검찰과거사위원회 관계자들을 상대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 전 총장은 이날 오후 정한중 검찰과거사위원장 직무대행과 김학의 전 차관 사건 주심위원인 김용민 변호사,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에서 조사 실무를 맡은 이규원 검사 등을 상대로 5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한 전 총장은 소장에서 "본인이 2011년 윤중천이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수사관을 교체하는 등 개입한 정황이 확인됐다면서 수사가 필요하므로 검찰에 수사가 촉구한다고 과거사위가 발표했지만, 당시 본인은 사건이 서울중앙지검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으므로 위 발표는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또 "검찰이 윤중천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수사관 교체를 했다는 2011년 7∼8월은 본인이 검찰총장으로 내정받아(2011년 7월16일) 국회 인사청문회(2011년 8월4일) 준비를 하던 중이었으므로 위 사건에 관여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한 전 총장은 "그럼에도 당시의 수사담당자들에게 사실확인을 하는 등 가장 기본적 조사도 하지 않은 채 추측만으로 사건에 관여했다고 발표하고 수사를 촉구한 것은 의도적으로 명예를 훼손하겠다는 고의가 있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법률가로서의 최소한의 금도도 지키지 않은 무책임한 행위에 대해서는 끝까지 법적 책임을 묻는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씨와 유착관계를 맺은 또다른 검찰 관계자로 지목된 윤갑근(55·연수원 19기) 전 대구고검장도 전날 과거사위와 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