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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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3~7일) 코스피지수는 횡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멕시코에도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무역분쟁을 확산시키고 있어서다. 이 과정에서 수혜를 볼 수 있는 반도체 정보기술(IT)주와 원화약세 관련주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보다 3.57포인트(0.17%) 하락한 2041.74를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태도에 따라 등락을 보였던 한 주였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신흥국(EM)지수에서 중국 A주 비중을 확대하면서 외국인은 대체로 매도세를 보였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파행 이후 끝 모를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5월말 MSCI EM지수 반기 조정 관련 외국인 투자가 측의 태도 변화가 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미중 무역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보복전의 본격적인 막을 올렸다. 전날 환구시보는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발표 후 높아진 관세가 적용되는 중국 화물선이 처음으로 미국 항구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이 화물선에는 관세율이 기존 10%에서 25%로 인상된 수출품이 실렸다. 중국도 6월1일자로 600억달러 규모 미국산 수입품에 품목별로 5~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트럼프는 멕시코에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이민 문제를 이유로 멕시코산 모든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6월10일부터 5%의 관세를 부과하며, 멕시코가 해결책을 내놓진 않는다면 세율을 올려 10월엔 25% 관세를 적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국회 비준 절차를 앞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에도 차질이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멕시코 경제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에 퍼졌다. 이날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1.41% 급락했고, S&P500 지수도 1.32% 하락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1.51%나 빠졌다.

◆무역분쟁 확산에도 추가 하락은 '제한적'

이번주에도 무역전쟁의 확산으로 투자심리는 위축될 것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가 2000~2080선 사이의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1980~2080, 하나금융투자는 2020~2070으로 예상했다.

무역분쟁이 장기화되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4로 지난 2월(49.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번주에 발표될 3일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지수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4일엔 미국 제조업수주·내구재 주문 지수가 나오며, 우리나라 1분기 국내총생산(GDP) 확정치도 발표된다. 7일엔 미국 5월 비농업고용과 실업률 지표가 발표될 예정이다.

관련 우려에 시장의 90% 이상이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내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예상 중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3개월물 금리가 뒤집히는 걸 경기침체의 전조로 보고 있는데, 최근 두 금리의 역전치가 0.15%포인트까지 벌어지면서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코스피의 추가 하락세는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고승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시장금리보다 높은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지지력을 높이고 있는데, '코스피 배당수익률-국고채 3년 금리'가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채권 대비 주식의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부담이지만 높아진 매력을 고려할 때 현재 수준에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무역분쟁 장기화, 투자대안은 IT·반도체"

전문가들은 이번주 국내 증시에서 미중 무역갈등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하라고 권고했다.

우선 최근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단행하면서 삼성전자가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외에도 5G(5세대 통신)에서도 삼성전자가 우위의 기대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와 미국 IT시장조사업체 델오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5G 통신장비(RAN) 매출 점유율 37%였다. 화웨이(28%) 에릭슨(27%) 노키아(8%) 등의 순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기술분쟁 우려로 낙폭이 과대한 반도체, 원화 약세 수혜가 가능한 IT가전, 완화적 통화정책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성장주(5G 인터넷 미디어 게임 등)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준 연구원은 "무역분쟁 반사이익 기대감이 높은 IT가 핵심"이라며 "MSCI 지수 변경으로 주가가 다소 흔들렸지만 반도체와 하드웨어의 경우 이익모멘텀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으며, 시장의 흔들림을 감안하면 통신을 비롯한 고배당주가 수익률 방어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