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미국, 중국인 비자 허가 갈수록 까다롭게 해
"美 당국, 中 비자 신청자 소셜미디어 활동까지 조사"
미국 정부의 중국인 비자 신청자에 대한 심사가 갈수록 까다로워지면서 이제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활동까지 조사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최근 규정 강화로 인해 이제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들은 지난 5년 동안 어떠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했는지, 이용 시 어떠한 사용자명(유저 네임)을 썼는지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이용 내용을 제출해야 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미국 소셜미디어뿐 아니라, QQ, 더우반, 웨이보, 여우쿠 등 중국 소셜미디어도 해당한다.

미국 국무부 관계자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소셜미디어 사용 내용에 대해 거짓말을 하면 심각한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금껏 미국 비자 신청자 중 심사 과정에서 추가 인터뷰를 요청받은 소수의 사람만 소셜미디어 사용 내용을 제출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거의 모든 비자 신청자가 이를 제출해야 한다.

중국 광저우의 컨설팅기업인 '지톱 에듀케이션'은 미국 비자를 원하는 고객들에게 '미국에서 아이 낳기', '출산 호텔', '총기', '영주권', '미국에서 부동산 사기' 등의 용어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하기도 했다.

한 중국 누리꾼은 "이제 중국 정부와 미국 정부 모두 내 소셜미디어를 들여다보길 원하는구나"라고 비아냥대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 선전의 유학 컨설팅기업 '플러스 컨설팅'에 따르면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중국인 학생들은 이제 무역전쟁에 대한 견해를 질문받기도 한다.

플러스 컨설팅은 고객들에게 이러한 질문에 대해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 상호 의존성으로 묶여 있다", "무역전쟁은 일시적인 것으로, 조만간 대화로 해결될 것이다" 등 모범적인 답변을 하라고 조언했다.

대중국 강경책을 펼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중국인들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것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는 통상 중국인 학생이 미국 유학에 필요한 비자를 발급받는 데 걸리는 기간이 3∼6주 정도였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그 기간은 8∼10주로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조치를 내놓았는데, 이는 오는 1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