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토론장' 된 샹그릴라대화…한미일중 "해법은 외교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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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한일 국방장관 8개월 만에 대좌…냉각된 국방교류협력 '물꼬'
정경두, 9차례 연쇄 양자·다자대화…전방위 '비핵화 외교전'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가들의 안보사령탑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사흘간 진행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는 '한반도 비핵화 토론장'을 방불케 했다.
올해 샹그릴라 대화는 무역전쟁 등 미국의 대중 견제가 본격화된 가운데 열렸지만, 한반도 이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못지않게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이번 회의에 처음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미, 중, 일 등과 연쇄적인 양자·다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분위기를 부각하고,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한일, 한중 안보사령탑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7∼8개월여 만으로 국방교류 협력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온 '초계기', '사드' 갈등에도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北, 핵포기 의사 있나"…"대북제재 효과 없다"
이번 샹그릴라대화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집중된 자리는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를 주제로 진행된 '본회의2'로 참석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 이 세션 주제 아래 연설했고, 뒤이어 관련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한 전문가는 정 장관에게 "한국은 지금까지 다리(중재자) 역할을 해왔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보는가.
하노이 회담 이후 역할 변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이와야 방위상의 연설 내용에도 '반론성 질문'이 날아들었다.
"북한에 가봤는데 제재가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북한 주민들은 고난에 익숙하고 번영했던 경험도 없다"며 제재 강화가 오히려 적대국에 둘러싸여 있다는 인식만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데.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가", "한일 간에 대북 시각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정 장관과 이와야 방위상은 이런 질문들에 원칙적인 입장으로 충실하게 답변했지만,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의 연설 주제는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이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대한 견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비중있게 거론했다.
◇ 한미일중 "외교적 해결" 한목소리…北위협엔 '시각차'
오랜만에 한자리 모인 한미일 국방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구동성으로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연설에서 "(북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군사적인 부분에서 여지를 두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섀너핸 대행과 이와야 방위상 역시 이런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
셰너핸 대행은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고, 이와야 방위상 역시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많은 기대와 희망을 줬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 역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속한 대화재개"를 강조했다.
또 "중국은 적절한 시점에 유엔안보리 결의의 가역적 조항을 가동하고, 종전선언 발표를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유엔 결의를 준수하고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해야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미일 양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강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섀너핸 대행은 북한이 이 지역의 '동맹국'(한국과 일본)과 미국 영토, 전방 배치 부대를 '확실하게 타격할 수 있는'(could credibly strike) 지점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엄청난 위협'(extraordinary threat)이라는 것이다.
이와야 방위상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새로운 대북제재 추진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韓, 국방장관에 6자수석까지…'쌍끌이' 비핵화 외교전
정 장관은 본회의 연설과 연쇄적인 양자, 다자대화 과정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남북간 신뢰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사흘간의 회의 기간 중 9개의 양자·다자협의가 진행됐다.
특히 올해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한미일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일본의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3자, 양자 회동을 갖고 '하노이 노딜' 이후 지속하고 있는 비핵화 대화 교착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한미 양측 수석대표는 양자회동에서 현시점이 북미대화 재개와 실질적 진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함으로써 국방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외교의 동력을 회복하자는데 의기투합했다. 한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으로 초계기, 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국방교류협력에 물꼬가 트인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치열한 기싸움 끝에 마주 앉은 정 장관과 이와야 방위상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는 점에 합의한 것은 초계기 갈등 국면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중 회담에서는 양국의 최대 갈등 현안이 돼온 사드 문제가 논의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최소한 직접적인 철회 압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웨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의 방중을 요청하고, 한국 측의 요청에 방한 의사를 밝히기도 하면서 한중 양측이 갈등을 넘어 새로운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
정경두, 9차례 연쇄 양자·다자대화…전방위 '비핵화 외교전'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가들의 안보사령탑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싱가포르에서 사흘간 진행된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는 '한반도 비핵화 토론장'을 방불케 했다.
올해 샹그릴라 대화는 무역전쟁 등 미국의 대중 견제가 본격화된 가운데 열렸지만, 한반도 이슈는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못지않게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이번 회의에 처음 참석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미, 중, 일 등과 연쇄적인 양자·다자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 분위기를 부각하고, 우리 정부의 '외교적 해결' 노력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한일, 한중 안보사령탑이 대화 테이블에 마주 앉은 것은 7∼8개월여 만으로 국방교류 협력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해온 '초계기', '사드' 갈등에도 물꼬가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 "北, 핵포기 의사 있나"…"대북제재 효과 없다"
이번 샹그릴라대화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집중된 자리는 '한반도 안보와 다음 단계'를 주제로 진행된 '본회의2'로 참석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이 이 세션 주제 아래 연설했고, 뒤이어 관련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한 전문가는 정 장관에게 "한국은 지금까지 다리(중재자) 역할을 해왔는데 성공적이었다고 보는가.
하노이 회담 이후 역할 변경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더욱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이와야 방위상의 연설 내용에도 '반론성 질문'이 날아들었다.
"북한에 가봤는데 제재가 효과가 없는 것 같았다.
북한 주민들은 고난에 익숙하고 번영했던 경험도 없다"며 제재 강화가 오히려 적대국에 둘러싸여 있다는 인식만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북한의 핵포기 가능성은 없다고 보는데. 현실적 대안은 무엇인가", "한일 간에 대북 시각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등의 질문도 이어졌다.
정 장관과 이와야 방위상은 이런 질문들에 원칙적인 입장으로 충실하게 답변했지만,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소하기에는 짧은 시간이었다.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의 연설 주제는 '인도-태평양 안보에 대한 미국의 비전'이었다.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강화 행보에 대한 견제에 초점을 맞춘 것이었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비중있게 거론했다.
◇ 한미일중 "외교적 해결" 한목소리…北위협엔 '시각차'
오랜만에 한자리 모인 한미일 국방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구동성으로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정 장관은 연설에서 "(북핵 문제가) 외교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군사적인 부분에서 여지를 두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섀너핸 대행과 이와야 방위상 역시 이런 취지에 적극 공감했다.
셰너핸 대행은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한 협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고, 이와야 방위상 역시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거론하며 "많은 기대와 희망을 줬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장관) 역시 북핵 문제와 관련해 "조속한 대화재개"를 강조했다.
또 "중국은 적절한 시점에 유엔안보리 결의의 가역적 조항을 가동하고, 종전선언 발표를 추진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북한이 유엔 결의를 준수하고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해야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하지만 미일 양국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강한 경계심도 드러냈다.
섀너핸 대행은 북한이 이 지역의 '동맹국'(한국과 일본)과 미국 영토, 전방 배치 부대를 '확실하게 타격할 수 있는'(could credibly strike) 지점에 근접해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엄청난 위협'(extraordinary threat)이라는 것이다.
이와야 방위상은 북한의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새로운 대북제재 추진 필요성까지 거론했다.
◇韓, 국방장관에 6자수석까지…'쌍끌이' 비핵화 외교전
정 장관은 본회의 연설과 연쇄적인 양자, 다자대화 과정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와 남북간 신뢰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집중적으로 설명하며 지지와 협력을 요청했다.
사흘간의 회의 기간 중 9개의 양자·다자협의가 진행됐다.
특히 올해 회의에는 이례적으로 한미일의 북핵 협상 수석대표도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한국 측 북핵 협상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일본의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은 3자, 양자 회동을 갖고 '하노이 노딜' 이후 지속하고 있는 비핵화 대화 교착국면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한미 양측 수석대표는 양자회동에서 현시점이 북미대화 재개와 실질적 진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시기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대화를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나가기로 함으로써 국방이 뒷받침하는 가운데 외교의 동력을 회복하자는데 의기투합했다. 한일, 한중 국방장관 회담으로 초계기, 사드 갈등으로 얼어붙었던 국방교류협력에 물꼬가 트인 점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치열한 기싸움 끝에 마주 앉은 정 장관과 이와야 방위상이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긴 했지만, '재발 방지가 중요하다'는 점에 합의한 것은 초계기 갈등 국면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중 회담에서는 양국의 최대 갈등 현안이 돼온 사드 문제가 논의됐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최소한 직접적인 철회 압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웨이 부장은 이 자리에서 정 장관의 방중을 요청하고, 한국 측의 요청에 방한 의사를 밝히기도 하면서 한중 양측이 갈등을 넘어 새로운 협력을 모색할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