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사고가 발생한 지 닷새가 지났지만 실종자 수색에는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높은 강물 수위와 빠른 유속 등 여러 가지 악조건이 겹치면서 수중 수색작업은 시작조차 못 하고 있다.

1일(현지시간) 한국과 헝가리의 첫 공식 실종자 수색작업은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마무리됐다. 헝가리 당국에 따르면 지난 며칠간 내린 비로 다뉴브강 수위는 6m로 평소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유속도 시속 5~6㎞로 매우 빠르고, 탁한 물로 시계가 전혀 확보되지 않아 잠수부 투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 측 소방, 해경, 해군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선체가 가라앉은 자리에 수중 드론 투입을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지난달 29일 침몰한 허블레아니호에 탑승했던 우리 국민 33명 중 실종자는 19명이다. 사고로 7명이 사망했고 7명이 구조됐다. 체코 측 구조팀이 수중 초음파탐지기 ‘소나’를 투입해 조사한 결과 허블레아니호는 강 상류를 향한 채 좌측으로 기울어져 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응팀은 강물의 수위가 내려갈 가능성이 큰 3일 수중 수색에 나설 방침이다. 송순근 헝가리 주재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은 “침몰 유람선 수중 수색에 실패하면 이르면 6일, 늦으면 1주일 후 인양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헝가리 물관리당국은 오는 7일까지 비 소식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현지에 파견됐다가 2일 오후 귀국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체 주변에 유실을 방지하기 위한 망을 설치하는 게 좋겠다고 건의했는데 잠수부가 내려갈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며 “(헝가리 당국이) 주변에 구조물을 놓는 방안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블레아니호를 들이받아 침몰시킨 크루즈선 바이킨시긴호 유리 C 선장(64) 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헝가리 당국은 이번 사고가 크루즈 선장의 과실에 따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주현/임락근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