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놀라는 한 끼 식사로 충분…아침 거르는 직장인·학생 겨냥
오리온은 지난달 30일 간편대용식 브랜드 ‘오!그래놀라’의 신제품 ‘오!그래놀라 카카오&유산균볼’을 내놨다. 그래놀라는 귀리 호밀 쌀 등 곡물에 견과류와 과일을 넣어 통째로 구워낸 먹거리다. 지난해 7월 첫 출시된 그래놀라는 지금까지 1000만 개가 팔렸다.

신제품 개발은 오리온 사내 연구소의 문영복 상무(54·사진)가 맡고 있다. 문 상무는 1990년 입사한 뒤 비스킷 및 파이 개발 연구원, 미래상품개발팀장 등을 거쳐 2016년부터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총괄하고 있다.

그래놀라는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으면서, 간식으로도 즐길 만한 먹거리가 없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된 제품이다. 문 상무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면서 간편 대용식 시장이 커지고 있다”며 “정체된 시리얼 대신 새로 떠오르는 그래놀라 시장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그래놀라 시장은 연 4000억원대로 시리얼 시장의 두 배나 된다.

문 상무는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과 학생을 겨냥해 그래놀라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놀라를 개발하는 기간엔 연구소에 출근하자마자 매일 다른 그래놀라 실험물을 맛봤다. 무엇보다 ‘바삭함’에 집중했다. 보통 우유를 부어 함께 먹는 경우가 많은데, 그때 그래놀라 원물의 바삭한 식감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따졌다.

일반인들이 그래놀라 한 그릇을 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7분. 초 단위로 실험을 거듭한 결과 5분 동안 우유에 담겨도 바삭하게 씹히는 최적점을 발견했다. 3년이 걸렸다.

오리온의 그래놀라는 농협과 협업해 만든다. 검은콩과 딸기·사과, 쌀 등 농협이 제공하는 국산 농산물과 귀리 등 통곡물, 단호박·그린빈을 비롯한 채소도 고루 사용한다. 문 상무는 “필수 영양 요소를 고루 넣고자 했다”며 “단백질이 풍부한 콩, 비타민을 제공하는 채소에 더해 과일로 무기질을 보충했다”고 덧붙였다.

문 상무는 향후 식품 개발 트렌드를 묻자 과거 초코파이 개발팀에서 일했던 경험을 들려줬다. 그는 “빵과 마시멜로, 초콜릿 등 세 가지 색다른 재료를 합치자 초코파이 고유의 맛이 탄생했다”며 “여러 곡물을 섞은 그래놀라처럼 식품업계는 ‘융합’을 통해 신선한 맛을 창조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