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시장 乙을 위한 프로그램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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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은 장사 비법 전수
편의점은 점포 수익 높이기
편의점은 점포 수익 높이기
“피자집은 전문성이 없어서, 등심집은 동업의 함정에 빠져서, 카페는 유행을 못 따라가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16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배달의민족 본사에서 열린 배민아카데미. 개그맨 출신인 김학래 차이나린찐 대표가 수십 명의 외식업 경영자와 예비 창업자 앞에서 ‘힘들지만 즐거운 17년 장사 이야기’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17년째 한 곳에서 장사한 비결은 긍정적인 생각과 경영자 마인드”라며 “김학래도 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라”고 강조했다. 2014년 시작된 배민아카데미에선 지금까지 200회에 걸쳐 1만여 명이 강의를 들었다.
창업 시장에 ‘을’을 위한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본사는 물론 배달 앱(응용프로그램)과 금융권까지 나서고 있다. 단순한 자금 지원이나 일회성 교육이 아니다. ‘장사 선배’들의 성공과 실패 이야기는 물론 마케팅 전략, 세무 실습까지 다양하다.
배달 앱 “사장님을 응원해요”
배민아카데미에선 창업을 희망하거나 현재 장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세무, 창업, 마케팅 등을 주제로 강의를 듣는다. 두 차례 이상 수강한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은 2017년 초 204만원에서 2018년 말 784만원으로 384% 증가했다. 10회 이상 교육에 참여한 자영업자 중에는 전년 대비 월 매출을 최대 다섯 배까지 늘린 사람도 있다.
서울에서 시작한 이 강의는 부산 광주 대전 등 주요 광역시로 확대됐다. 강의 주제는 ‘별다방 따라잡는 디저트와 카페 전략’ ‘세무 3종 종합과외’ ‘하루 매출 300만원을 위한 장사비법’ ‘인스타그램 마케팅’ 등 다양하다.
서대문 한옥집 대표, 땅땅치킨 창업자, 국대떡볶이 대표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카페 창업을 앞두고 있는 김민석 씨(34)는 “실전 경험을 가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성공한 비법은 물론 장사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창업이나 업종 전환을 고민하는 외식업 자영업자를 위한 재도전 프로그램 ‘꽃보다 매출-다시 쓰는 장사일기’는 올해로 6기째를 맞이했다. 백선웅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배민의 자영업자 대상 교육 만족도가 95%에 이른다”고 했다. 배민아카데미는 올 하반기 생애주기에 맞춘 무료 온라인 창업 교육 사이트도 내놓을 계획이다.
배달 앱 2위인 요기요도 ‘운영 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월 주문액이 100만원 이하인 영세 레스토랑을 500개 선정해 1년간 컨설팅한다. 세무 관리, 구인 매칭, 소액대출, 통신과 주방기기 렌털, 건강검진 등을 지원하며 자영업자와의 상생에 나섰다.
경영진단에 점주 위한 쇼핑몰도 열어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점주들에게 본사 임직원 수준의 복지 혜택을 주거나 무료 경영진단까지 해준다. 우수 점주에게는 포상은 물론 해외여행 기회도 주고 있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가맹점주를 위한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100만 개를 시중 가격보다 평균 20~50% 할인된 가격에 판다. GS리테일은 매출이 부진한 점포가 일정 기준 이하의 수익을 내는 경우 해약 수수료를 감면해 폐업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금융권은 비금융 지원 확대
자영업자들의 대출 창구인 금융회사들은 ‘실전 창업 컨설턴트’로 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6년 금융권 최초로 서울 5개 거점에 ‘소호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해 1000건이 넘는 무료 창업 컨설팅을 했다. 올해는 외식업 사업자, 업종 전환 희망자, 재기하는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호 멘토링 스쿨’도 시작했다. 방송인 겸 외식업 경영자인 홍석천 씨, 토니 오 셰프 등이 창업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인 ‘신한 소호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김윤정 고기리막국수 대표, 《장사의 신》 저자인 김유진 작가 등이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소상공인 창업지원센터를 열고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전문 컨설팅해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자립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창업 시장에 ‘을’을 위한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다.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본사는 물론 배달 앱(응용프로그램)과 금융권까지 나서고 있다. 단순한 자금 지원이나 일회성 교육이 아니다. ‘장사 선배’들의 성공과 실패 이야기는 물론 마케팅 전략, 세무 실습까지 다양하다.
배달 앱 “사장님을 응원해요”
배민아카데미에선 창업을 희망하거나 현재 장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세무, 창업, 마케팅 등을 주제로 강의를 듣는다. 두 차례 이상 수강한 자영업자의 월평균 매출은 2017년 초 204만원에서 2018년 말 784만원으로 384% 증가했다. 10회 이상 교육에 참여한 자영업자 중에는 전년 대비 월 매출을 최대 다섯 배까지 늘린 사람도 있다.
서울에서 시작한 이 강의는 부산 광주 대전 등 주요 광역시로 확대됐다. 강의 주제는 ‘별다방 따라잡는 디저트와 카페 전략’ ‘세무 3종 종합과외’ ‘하루 매출 300만원을 위한 장사비법’ ‘인스타그램 마케팅’ 등 다양하다.
서대문 한옥집 대표, 땅땅치킨 창업자, 국대떡볶이 대표 등이 강사로 참여한다. 카페 창업을 앞두고 있는 김민석 씨(34)는 “실전 경험을 가진 선배들의 이야기를 듣고 성공한 비법은 물론 장사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미리 경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창업이나 업종 전환을 고민하는 외식업 자영업자를 위한 재도전 프로그램 ‘꽃보다 매출-다시 쓰는 장사일기’는 올해로 6기째를 맞이했다. 백선웅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배민의 자영업자 대상 교육 만족도가 95%에 이른다”고 했다. 배민아카데미는 올 하반기 생애주기에 맞춘 무료 온라인 창업 교육 사이트도 내놓을 계획이다.
배달 앱 2위인 요기요도 ‘운영 성장 프로그램’을 통해 자영업자를 지원하고 있다. 월 주문액이 100만원 이하인 영세 레스토랑을 500개 선정해 1년간 컨설팅한다. 세무 관리, 구인 매칭, 소액대출, 통신과 주방기기 렌털, 건강검진 등을 지원하며 자영업자와의 상생에 나섰다.
경영진단에 점주 위한 쇼핑몰도 열어
가맹본사와 가맹점주 간 관계도 달라지고 있다. CU, GS25,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3사는 점주들에게 본사 임직원 수준의 복지 혜택을 주거나 무료 경영진단까지 해준다. 우수 점주에게는 포상은 물론 해외여행 기회도 주고 있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가맹점주를 위한 쇼핑몰을 운영 중이다.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 100만 개를 시중 가격보다 평균 20~50% 할인된 가격에 판다. GS리테일은 매출이 부진한 점포가 일정 기준 이하의 수익을 내는 경우 해약 수수료를 감면해 폐업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금융권은 비금융 지원 확대
자영업자들의 대출 창구인 금융회사들은 ‘실전 창업 컨설턴트’로 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2016년 금융권 최초로 서울 5개 거점에 ‘소호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해 1000건이 넘는 무료 창업 컨설팅을 했다. 올해는 외식업 사업자, 업종 전환 희망자, 재기하는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소호 멘토링 스쿨’도 시작했다. 방송인 겸 외식업 경영자인 홍석천 씨, 토니 오 셰프 등이 창업 멘토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2017년부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집중 교육 컨설팅 프로그램인 ‘신한 소호사관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김윤정 고기리막국수 대표, 《장사의 신》 저자인 김유진 작가 등이 강연자로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소상공인 창업지원센터를 열고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전문 컨설팅해주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자영업자들이 자립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뿐만 아니라 비금융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박종필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