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 -9.4%…6개월 연속 '뒷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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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수출 30% 급감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기 대비 10% 가까이 감소했다. 작년 12월(-1.7%) 이후 6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9.4% 감소한 45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우리나라 수출은 3월 -8.3%에서 4월 -2.0%로 소폭 개선됐지만 이번에 큰 폭으로 악화했다. 반도체(-30.5%) 석유화학(-16.2%) 등 주력 품목은 물론 중국(-20.1%) 유럽연합(-12.6%) 등 주요 시장 판매가 나빠졌다. 특히 양대 축인 반도체와 중국 수출은 각각 작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입은 436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 줄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2억7000만달러 흑자였다. 작년 동월(62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금 추세로는 조만간 무역수지마저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출 6000억달러 돌파’라는 올해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매달 평균 500억달러를 넘어야 하지만 올 1~5월 한 번도 넘긴 적이 없다. 성 장관은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며 “총력 대응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수출 부진 품목 늘고, 감소폭 커지고…무역 흑자도 '3분의 1 토막' 났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꼽혀온 수출이 오히려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9.4% 감소하면서 6개월째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부터 19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다.
5월의 수출 감소는 두 가지 면에서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개선 조짐을 보이던 수출 실적이 오히려 나빠졌다. 올 2월 -11.4%를 기록한 뒤 3월 -8.3%, 4월 -2.0% 등으로 나아지다 지난달 되레 10% 가까이 줄었다. 수출 감소세가 최소한 이달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두 번째는 감소 품목과 시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반도체(-30.5%)는 물론 석유화학(-16.2%) 디스플레이(-13.4%) 무선통신기기(-32.2%) 컴퓨터(-27.2%) 등 부진 품목이 늘었고 수출 감소율이 확대됐다. 정부가 강조해온 5대 유망 소비재(농수산식품·화장품·패션의류·생활유아용품·의약품) 수출 역시 일제히 줄었다. 5대 소비재 수출이 한꺼번에 줄어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대(對)중국 수출이 20.1% 위축된 데 이어 아세안(-4.0%) 유럽연합(-12.6%) 중동(-27.8%) 중남미(-6.7%) 등 주요 시장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정부는 수출 부진의 배경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을 꼽고 있다. 한국 수출 구조에서 중국(작년 기준 26.8%)과 반도체(20.9%) 비중은 각기 20%를 웃돌 정도로 막중하다.
88개월 연속 흑자를 내온 무역수지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22억7000만달러로, 올 1월(11억4000만달러) 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5일까지 2억7800만달러 적자였으나 막판 밀어내기 수출에 힘입어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다. 2017년만 해도 무역수지 흑자폭은 952억달러에 달했지만 작년 697억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올 1~5월 130억달러에 그쳤다.
올해 목표인 ‘수출 60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매달 평균 500억달러 이상 수출해야 하는데, 올 1~5월 중 이 수준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어서다. 1~5월의 누적 수출액은 2274억달러다.
하반기 수출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의 잇따른 대(對)중국 관세 부과로 한국 수출이 총 0.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수출 총력대응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에 소비재 수출 활성화 방안과 디지털 무역 대책, 다음달에는 수출시장구조 혁신안 및 창업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는 혁신 대책을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단가 회복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수출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수출은 작년 동기보다 9.4% 감소한 459억1000만달러에 그쳤다. 우리나라 수출은 3월 -8.3%에서 4월 -2.0%로 소폭 개선됐지만 이번에 큰 폭으로 악화했다. 반도체(-30.5%) 석유화학(-16.2%) 등 주력 품목은 물론 중국(-20.1%) 유럽연합(-12.6%) 등 주요 시장 판매가 나빠졌다. 특히 양대 축인 반도체와 중국 수출은 각각 작년 8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불확실성 확대가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수입은 436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9% 줄었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22억7000만달러 흑자였다. 작년 동월(62억3000만달러)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금 추세로는 조만간 무역수지마저 적자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수출 6000억달러 돌파’라는 올해 목표 달성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이다. 매달 평균 500억달러를 넘어야 하지만 올 1~5월 한 번도 넘긴 적이 없다. 성 장관은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며 “총력 대응 체제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수출 부진 품목 늘고, 감소폭 커지고…무역 흑자도 '3분의 1 토막' 났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으로 꼽혀온 수출이 오히려 한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작년 동기보다 9.4% 감소하면서 6개월째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2014년 10월부터 19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후 최장기간 마이너스 행진이다.
5월의 수출 감소는 두 가지 면에서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우선 개선 조짐을 보이던 수출 실적이 오히려 나빠졌다. 올 2월 -11.4%를 기록한 뒤 3월 -8.3%, 4월 -2.0% 등으로 나아지다 지난달 되레 10% 가까이 줄었다. 수출 감소세가 최소한 이달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많다.
두 번째는 감소 품목과 시장이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점이다. 반도체(-30.5%)는 물론 석유화학(-16.2%) 디스플레이(-13.4%) 무선통신기기(-32.2%) 컴퓨터(-27.2%) 등 부진 품목이 늘었고 수출 감소율이 확대됐다. 정부가 강조해온 5대 유망 소비재(농수산식품·화장품·패션의류·생활유아용품·의약품) 수출 역시 일제히 줄었다. 5대 소비재 수출이 한꺼번에 줄어든 것은 올 들어 처음이다. 대(對)중국 수출이 20.1% 위축된 데 이어 아세안(-4.0%) 유럽연합(-12.6%) 중동(-27.8%) 중남미(-6.7%) 등 주요 시장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정부는 수출 부진의 배경으로 미·중 무역분쟁 심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중국 경기 둔화 등을 꼽고 있다. 한국 수출 구조에서 중국(작년 기준 26.8%)과 반도체(20.9%) 비중은 각기 20%를 웃돌 정도로 막중하다.
88개월 연속 흑자를 내온 무역수지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무역수지는 지난달 22억7000만달러로, 올 1월(11억4000만달러) 후 4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달 무역수지는 25일까지 2억7800만달러 적자였으나 막판 밀어내기 수출에 힘입어 간신히 흑자를 유지했다. 2017년만 해도 무역수지 흑자폭은 952억달러에 달했지만 작년 697억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올 1~5월 130억달러에 그쳤다.
올해 목표인 ‘수출 6000억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목표 달성을 위해선 매달 평균 500억달러 이상 수출해야 하는데, 올 1~5월 중 이 수준을 넘긴 적이 한 번도 없어서다. 1~5월의 누적 수출액은 2274억달러다.
하반기 수출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미국의 잇따른 대(對)중국 관세 부과로 한국 수출이 총 0.14%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수출 총력대응 체제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달에 소비재 수출 활성화 방안과 디지털 무역 대책, 다음달에는 수출시장구조 혁신안 및 창업기업 수출지원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출 품목과 시장을 다변화하는 혁신 대책을 차례로 발표할 계획”이라며 “반도체 단가 회복 등의 영향으로 하반기 수출은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