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의 연정 파트너인 안드레아 날레스 사회민주당(SPD) 대표가 유럽의회 선거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2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날레스 대표는 이날 성명을 통해 “(대표직) 의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지지를 더 얻지 못하고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날레스 대표는 지난달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사민당이 참패하면서 그동안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이번 선거에서 사민당의 득표율은 15.8%로, 5년 전인 2014년 선거 때보다 11.5%포인트나 떨어졌다.

날레스 대표는 작년 4월 사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뽑혔다. 사민당 창당 155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이 대표를 맡아 주목받았다. 2017년 총선에서 역대 최저치인 20.5%의 득표율을 기록한 사민당을 재건하는 구원수로 기대를 모았다.

FT는 “날레스 대표가 사임하면서 중도좌파 정당이 위기에 빠졌다”며 “메르켈 총리 대연정의 존속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민당 내부에선 대연정에 부정적인 좌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날레스 대표의 후임으로 좌파 인사가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사민당은 연말 전당대회에서 대연정에 대해 중간투표를 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투표 결과에 따라 대연정 파기와 메르켈 총리의 중도 하차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민당이 대연정을 유지하면서 당 재건을 위한 시간을 벌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